A-88T SE 진공관 인티 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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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체인지로 더욱 진공관 다워진 Cayin AT-88T SE
세상에서 두가지 유형의 오디오 애호가가 존재한다.
진공관
엠프를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그러나 오디오에 대한 평가는 유사하다. 제품의 가격은 투입된 물량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인
음질로 판가름 나는 것, 다른말로 표현을 하자면, 음질은 물량 투입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며, 오래된 진공관과 TR이 곧 음질의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분명 진공관 엠프는 TR엠프와는 다른 독자적 영역을 유지해오고 있지만, 자연스러운 시대적 현상이라고 하더라도 최근 들어서는 제품의 발매도
그렇고, 이용면에서 예전만 같지 않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서서히 국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케인 진공관 앰프, A-88T의 경우는
주목할 만한 제품이다.
케인 A-88T는 이미 얼마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인티엠프이지만, 리뷰에 등장한 이 엠프는 기존 모델에 대해
마이너 체인지로 재구성된 엠프이다.
드라이브관과 출력관이 러시아의 일렉트로 하모닉스
제품으로 바뀌었으며, 트랜스 용량도 늘어났음은 물론,
콘덴서까지 프랑스제 솔렌 패스트캡 8개로
교체되었다.
이 외에도 진공관을 보호하는 보호 철망의 분리/장착이 용이하도록 결합부를 바나나 플러그
형식으로 교체했으며, 후면스피커 터미널 또한 고급스러운 제품으로 교체되어 기존 제품과는 달라진 부분이 많아진 편이다.
꼭 업그레이드 때문이 아니더라도 케인 A-88T가 주목을 끌만한 이유는 많다. 일단 세련되면서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디자인은
크게
흠잡을 데가 없으며, 진공관 앰프이면서도 리모콘을 지원하고 있다는 편리성도 장점에 더해지는 플러스 요인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케인 A-88T는
출력관으로 KT88을 사용하면서도 음이 거칠지 않으며, 낭랑하면서도 투명한 음을 내어주는
EL34의 특성까지 가지고 있는, 훌륭한 음색을 갖춘 제품이다.일정수준예열이 된 상태에서 감상하는 케인 A-88T의 음은 크게 단점을 지적할
것이 없을만큼 아주 훌륭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균형잡힌 발란스를 유지하면서도 매우 투명하며 잔향이 좋은
음을 보여주어 작위적인 표현을 사용하자면, 월등히 고가의 TR엠프에서는 당초에 찾아볼 수 없는 곱고 진한 음의 향을 끼게 한다.
음장은 안정적이며 음의 순도는 매우 투명하고, 색채감 역시 적당히 베어있어 자극적이지 않은 푸릇푸릇, 온기가 높은 음을 만들어내지만 세련미를
잃지 않았다.
저역도 TR앰프보다 적은 소출력으로 과한 힘은 어렵지만, 준수한 드라이브 능력은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최악의 드라이빙 능력을
요하는 말썽꾸러기 스피커들만 아니라면 전혀 무리 없이 울릴 수 있다.
피아노 소리도 거친 TR앰프들의 음에 비하면 훨씬 투명하고 맑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보컬은 두 말할 것도 없으며, 하모니카나 건반소리, 현악기의 소리도 귀속에 착착 달라붙는다. 잘 녹음된 최신 음반들은 질감에
있어서 정말 환영할 만 하다.
마침 SACD를 듣던 중 그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순수한 음을 들려주는 탓에 연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알 디 메을라의 어쿠스틱 기타 음도 그렇고, 청명하고 투명한 피아노 음도 그렇고, 재즈 보컬의 진한 감성도 절묘하다 못해
긴장되고
흥분되게 만든다. 또한 중고역의 낭랑한 느낌은 거의 대부분의 TR앰프가 접근하기 힘든 이상향과도 같은 좋은 수준의 음을 들려준다.
단, 예열 시간을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 지나야 최적의 음을 들을 수 있었으며, 앰프 가격을 고려해 소스기나 연결 커넥터 등에 너무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앰프로부터 기대한 효과를 얻어내기 힘든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 제품의 많은 부분, 내/외부적인 특징에
대해 언급할 내용들이 많지만 그런 사항을 언급하지 못하더라도
케인은 진공관에 대한 향수나 환상같은 것에 대해 확실한 충족을 시켜줄
수 있는, 몇안되는 좋은 진공관앰프이다.
총평: TR과
진공관의 장점들을 잘 살린, 고급 진공관 인티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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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yin] 케인 A-88T SE 진공관 인티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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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실한 구동력과 진공관 특유의 아름답고 편안한 음으로 호평을 받았던
A88-T를 더욱 개선한 스페셜버전 케인(Cayin) A-88T SE 진공관 인티 앰프가 출시 되었습니다.
신일본제철의 최고급
코어와 순도 99.99%(4N) 무산소동선을 사용한 트랜스포머는 더욱 넓어진 다이내믹 레인지와 음의 투명도를 보장합니다.
프랑스제 솔렌 패스트캡 커패시터 8개를 사용하여
저역의 에너지감과 고역의 밀도감을 증가시켰습니다. 드라이브단과 출력단의 진공관을 EH(일렉트로 하모닉스)제품으로 교체하여 더욱 뛰어난 성능을
보여줍니다.
-[Cayin] 케인 A-88T SE 진공관 인티앰프 특징-
- 진공관 앰프 이면서도 놀라운 구동력, 대형 스피커라도 풍성하고 따뜻한 음을 만끽할수 있습니다.
- 거친음을 배제시킨 아름다운 음과 트렌지스트 앰프와는 비교할수도 없는
풍성한 정보량으로 여러분을 환상의 음의 세계로 모실것입니다.
- 리모컨 지원
- TAPE IN, PRE OUT 기능 지원
- 4Ω, 8Ω, 16Ω 출력 선택 가능
-SE버전에서 달라진 점-
- 최고의 전도성을 자랑하는 신일본제철의 최고급 코어와 순도 99.99% (4N)이상의 무산소동 선을 사용한 완전히 새로워진 트랜스포머
- 프랑스 솔렌사의 최상급 라인 패스트캡 커패시터 8개를 채용
- KT88과 6SN7 관에 EH(일렉트로 하모닉스) 제품 채용
- A-88T SE 진공관 인티앰프
제품사양-
- 출 력 2*50 Watt RMS Ultralinear / 2*25 Watt RMS Triode
- 재생 주파수 18Hz ~ 35KHz
- 중 량 25Kg
- 크 기 420*200*380mm
- 사용관 2*6SN7, 2*6SL7, 4* KT88(6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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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 오디오디오는 독일의 초대형 다국적 진공관 오디오 회사다.
독일 본사를 중심으로 일본, 덴마크, 미주 지사에 판매기지를 두면서 전 세계를 상대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의 공격적인 해외
마케팅과 각종 오디오 저널들에 소개되면서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주로 유럽에서 확고한 판매망을 구축해왔다. 그 결과, 현재 미주와 아시아
등지에서도 활발하게 지명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케인 오디오는 미국과 일본, 네덜란드 등의 우수한 진공관 메이커에 트랜스포머와 같은 부품을
공급할 정도로 뛰어난 트랜스포머 제작 기술을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랑공기 제작에 사용되는 최첨단 금속 가공기를 사용하여 고 정밀도를 자랑하는
알루미늄 절삭 가공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케인 오디오의 특징은, 아날로그를 기반으로 한 진공관 기술 업체지만 최첨단 기술을 접목시켜 현대적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다. 케인
오디오의 그런 대응 전략은 급변하고 있는 소비자의 청취 환경과 오디오 시장에 잘 들어맞고 있다. 그래서 현재 진공관 앰프 회사 중에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회사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케인 오디오의 제품들은 독일의 유명한 오디오 매거진 스트레오 플레이, 하이파이 테스트 지에 최우스 모델로 여러 차례 선정되 바 있다. 또
일본의 유명 잡지에 베스트바이에 소개된 적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유명한 페델타 델수 오노 지에서 최우수 오디오 컴포넌트에 수영하는
오스카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케인 오디오의 제품들 중 KT88관을 채용한 A-88T와 업그레이드 버젼인
A-88T SE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신 모델로 3극관인 300B를 채용한 A-300P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EL34관을 채용한 TA30,
내부에 진공관을 채용한 CDT-15A CD플레이어, 가격을 낮추고 편의성을 도모한 A-50T(KT88/EL34 두가지 버젼)와
A-70T(KT88) 등도 있다.
필자가 이번에 들어본 케인 오디오의 진공관 인티 앰프 A-88T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우선
5극관과 3극관 모드를 리모컨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즉, 4개 사용한 KT88관을 두 가지 다른 회로로 이용하는 것인데, 울트라리니어(50W)와
트라이오드(25W) 모드를 각각 선택할 수 있어서 듣고자 하는 음악 내용에 따라서 음악적 분위기를 달리 할 수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필자가
청취하면서 확인한 바로는 각각의 모드에서 음색이나 뉘앙스 등이 많이 달랐다.
5극관 모드에서 50W, 3극관 모드에서 25W
출력을 내므로, 극히 음압이 낮은 스피커를 제외하고는 구동력에 문제가 없다. 프리부에 2개의 6SL7S와
2개의 6SN7S, 4개의 KT88(6550) 진공관을 사용했고, 미국 멀티 캡의 필름 콘데서 리얼캡 캐퍼시터를 8개나 채용했다. 또한 전도율의
최고급 코어(신일본제철)와 4N급 OFC를 사용한 트랜스포머를 장착하여 음질 위주의 설계를 했다. 케인오디오의 과감한 물량투입과 정교한 만듦새는
누구나 한 번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재생주파수 대역은 18Hz-35kHz로, 광대역에 대응한다. 외형은
42x23x38cm(WHD)이며, 무게는 25kg에 달한다.
그런데 필자가 이번에 들어본 케인 오디오의 진공관 인티앰프 A-88T는 이미 국내에 소개된 바 있다.
그러나 청취한 이 앰프는 기존 모델에 대해 마이너 체인지로 재구성된 것이다.
드라이브관과 출력관이 러시아제 일렉트로 하모닉스 제품으로 바뀌었고, 트랜스 용량도
늘였다. 그리고 콘덴서는 프랑스 솔렌 패스트캡으로 교체되었따. 또 스피커 단자 또한 더 고급 제품으로
교체되었다.
케인 오디오의 새롭게 변신한 진공관 인티앰프 A-88T의 성능과 실력을 알아 보기 위해, 소스기기로 AVM CD플레이어를 사용했다.
스피커는 엘락을 연결해 보았다. 이렇게 앰프보다 몇 배나 비싼 스피커를 연결해본 것은 앰프의 실력을 확실히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먼저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한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 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들어보았다. 전체적으로 해상력이 좋고 피아노 음들이 여유롭고 에너지감이 있다. 풍부한 울림속에 힘이 느껴진다.
러시아의 젊은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rato)d의 앞부분을 들었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각 악기들의 음색과 질감이 잘 표현된다. 아마 이 앰프의 우수한 해상력 덕분일 것이다.
카라얀이 '신이
내린 목소리'라고 극찬한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RV630)'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반주 악기들이 힘있게 재현되었다. 주수미의 목소리는 명료하면서도 약간 음상이 크게 들린다. 스웨덴의 포크 가수 카롤라가
부르는 '사랑의 왈츠'(KKV)도 반주 악기들도 입체적 무대에서 정위감이 좋게 재현된다. 칼롤라의 목소리는 약간 굵은 편이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EMI) 제 4악장의 솔로가수, 합창단, 관현악 모두 에너지가 넘치게 묘사된다. 솔로 가수들의
목소리는 약간 굵게 재현된다. 그러나 관악기, 타악기들이 소리는 강력하지만 정위감 있게 연출된다. 오케스트라의 에너지가 잘 묘사되는
편이다.
이렇게 몇 가지 음반을 들어보았다. 급변하는 오디오 시장 환경에 적극 대응해온 케인 오디오의 진공관 인티앰프
A-88T는 3극관 모드에서 265W, 5극관 모드에서 50W 출력이라는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출력 스펙과 상관없이 각각 엘락의 스피커를 잘 제동함을 알 수 있었다. 오히려 힘이
넘친다고 할가? 아무튼 3극관 모드와 5극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일단 소비자 입장에서 이 앰프를 선택할 수 있는 유리한 장점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우수한 해상력, 제동력, 입체적 무대 재현력 등이 돋보이며
편리성까지 추구한 인티앰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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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07.4
세련미와 온화함의 긴박한 조화
본격 오디오에 첫발을 떼었던 1980년대 초반 당시 필자의 소망은 진공관 앰프를 가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충무로 거리에 도열해 있었던 오디오 상점들의 쇼윈도를 장식했던 진공관 앰프들 가운데 당시 대학생이었던 필자가 만만하게 대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요즘에도 접근하기 쉽지 않은 물건들이지만, 매킨토시의 MC60ㆍMC275ㆍC20, 마란츠의 #7ㆍ8Bㆍ9 등과 같은 당대 최고의
앰프들이 쇼윈도의 정중앙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사정이 크게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진공관 앰프라면 지금도 고가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혹 중급기종이 등장해도, 가격이 적당하면 음향의 완성도를 신뢰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고, 음향이 뛰어나면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 또한 애호가들의 애를 태우는 골칫거리이다. 그리고 이쯤에서 디자인 문제까지 거론한다면 이야기는 한층 더 복잡해진다. 뛰어난 디자인에 음향의
완성도도 높고, 가격까지 적당한 진공관 앰프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다.
독일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케인 오디오는 바로 ‘진공관 앰프 = 하이엔드’라는 등식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회사이다. 브랜드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애호가들도 크게 무리하지 않고 구매 물망에 올릴 수 있는 앰프들을 꾸준히 내놓으면서
진공관 앰프의 저변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는 회사가 바로 케인 오디오인 것이다. 860 모노 파워 앰프ㆍA-50T 인티앰프(이상 EL34),
860 모노 파워 앰프(6550), A-70TㆍA-88T 인티앰프(이상 KT88), 그리고 최근 A-300P 인티앰프(300B) 등이 케인
오디오에서 현재 내놓고 있는 진공관 앰프 라인업의 일부이다.
이렇게 보면 이번에 필자가 시청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A88T SE 2007 또한 케인 오디오가 그 동안 추구해 온 진공관 앰프의
대중화라는 이념에 충실한 기기라고 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A88T SE 2007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일반 애호가들에게 KT88 특유의
장중한 음향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여기에 하이엔드 앰프를 방불케 하는 견고함과 미려함을 담은 세련된 디자인과 음향의 완성도까지
수렴하고 있는 근래에 보기 드문 앰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A88T SE 2007이 극복해야 할 장애물은 바로 이 지점에 있을지도 모른다. 200만원대 초반이라는
가격으로 인하여, 진공관 앰프를 시작하려는 애호가들을 위한 입문기종으로 이 앰프를 억지춘향으로 분류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이런 상황에서는 인티그레이티드라는 앰프 형식도 A88T SE 2007에게는 그리 좋은 소식이라고 하기 힘들다. 저렴한 가격 자체를 문제
삼을 경우,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장점, 그러니까 음향의 통일성과 사용상의 편의성이라는 이점보다는 비용 절감이라는 단점이 부각될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케인 오디오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처럼 억울한 일도 없으리라. 이에 대해서는 필자의 입장도 별로 다르지 않은데, 그 이유는 단순히
가격 대비 성능만을 거론할 일이 아니라, 웬만한 규모의 플로어형 스피커를 여유 있게 울릴 수 있는 안정성, 구동력, 절제력, 다이내믹 레인지
등을 갖추고 있는 앰프가 A88T SE 2007이기 때문이다.
A88T SE 2007에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200만원대 초반의 앰프라고 상상하기 힘든, 안정감과 견고함을 아우르는 세련미
넘치는 디자인이다. 수입사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항공기 제작에 사용되는 최첨단 금속 가공 장치를 사용하여 고정밀도로 알루미늄
절삭 가공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 등지의 유수한 진공관 메이커에 트랜스포머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회사의 금속 가공
기술 수준을 집약하고 있는 앰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A88T SE 2007은 안정성ㆍ견고함ㆍ미려함이 공존하는 세련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앰프에서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바로 KT88에서 새로운 스타일의 음향을 연출하는 케인 오디오의 확고한 음향 철학이다.
경제성을 따지는 애호가의 입장에서 보면 이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KT88 특유의 장중한 음향을 즐길 수 있다는 것에 환호성을 지를지도 모르지만,
A88T SE 2007D에서 필자가 특필하고자 하는 것은 KT88의 고유 특성에 적절한 변형을 가한 독자적인 음향이다. 그러니까 KT88 특유의
장대한 스케일, 육중한 중량감, 자연스러운 공간감 등과 같은 특성들을 절묘하게 변형하여, 청명함과 온화함 사이의 깔끔한 조화를 이끌어 내는
산뜻한 공간감, 육중함과 절제력 사이의 정교한 균형을 연출하는 정연한 저음역, 음악의 표정을 명쾌하고 예리하게 포착하는 중음역, 시원스럽게
정상까지 치솟지만 자극적으로 흐르지 않는 시원한 고음역 등을 긴박하게 통합하는 현대 음향이 A88T SE 2007에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다소 과장된 표현일 수 있지만, 독일제 기기라는 점에 착목하고 보면, 베이스ㆍ턴테이블ㆍ톤암ㆍ카트리지ㆍ포노EQ 등을 일체화한 EMT의 아날로그
시스템이 연출하는 강력함과 유연함을 겸비한 관능미를 연상케 하는 음향이 A88T SE 2007에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이 앰프에서 다음으로 언급해야 할 것은 리모트 컨트롤을 이용하여 KT88의 증폭모드를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초단 드라이브단에는 영국 골든드래곤 6SN7/6SL7 선별관을 사용하고 출력관에는 GEC 골드라이온 진공관을 기초로 하여 복각한
KT88 두 개를 AB1급 방식으로 푸시풀 증폭하여 울트라리니어 모드에서 채널당 50W, 3극 접속 모드에서는 채널당 25W 출력을 이끌어 내고
있는 A88T SE 2007은 앰프 전면 패널 오른쪽에 스위치를 조작하거나 리모트 컨트롤로 이들 모드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궁금해지는 것은 울트라리니어 모드와 3극 접속 모드로 스피커를 구동하는 경우 나타나는 음향의 차이점일 것이다. 필자의 시청 결과를
요약하면, 출력 차이가 있는 만큼 이들 두 모드는 다이내믹 레인지, 스케일, 중량감 등에서 분명한 차이점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단순한 음량의 고하(高下) 이상의 특성 변화를 드러내고 있었다. 음향이 다소 경질로 흐르는 경향을 드러내기는 하지만, 울트라리니어
모드는 한층 넓고 깊은 음향 무대, 낙차가 큰 다이내믹, 청명한 여운과 색채 표현 등을 원하는 애호가가 선택하면 좋을 것 같고, 발성과 표현의
적극성은 다소 부족한 듯하지만, 3극 접속 모드는 A88T SE 2007 특유의 시원스러운 발성 속에 집중력과 밀도가 높은 차분한 음향을 원하는
애호가를 위한 것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앰프에서 지적해 둘 것은 빈티지 모델에서 최신 기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피커를 구동할 수 있도록 4, 8, 16Ω 등으로
다양한 임피던스 단자를 구비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A88T SE 2007을 전용 파워 앰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프리앰프 입력 단자를 갖추고
있다는 점 등이다. 이쯤 되면 A88T SE 2007은 진공관 앰프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거의 모든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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