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nat(마그넷)★ MC1 CD리시버
Prologue
온갖 신경을 곤두세우고 집중해서 여러 가지 기기들을 귀를 기울여 청음하다 보면, 그냥 간편한 올인원 컴퍼넌트와 작은 북셸프 스피커 조합이 내주는 편안하고 정겨운 소리가 그리워질 때가 종종 있다. 비록 그레이드 자체는 분리된 풀 사이즈 기기들보다 다소 떨어지고 소리 또한 분석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지 몰라도, 그런 기기들이 내주는 소리는 신기하게도 소리에 집중케 하기 보다는 음악에 정신을 맡겨버리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필자에게 있어 올인원 컴퍼넌트는, ‘좋은 소리’를 쫓다가 어느새 음악은 등한시하고 음악을 듣는 도구에 불과한 오디오에만 몰두해있음을 느끼며 회의감에 빠지게 될 때 정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역할을 종종 해왔다.
약 한달 전, 여느 날과 다름없이 오디오와 ‘좋은 소리’를 두고 씨름하던 필자에게 세 개의 박스가 도착됐다. 아담한 사이즈의 올인원 컴퍼넌트인 마그낫 MC1과 그 동생뻘 되는 MC20, 그리고 동사에서 제작된 Quantum 803 북셸프 스피커였다. 물론 올인원 컴퍼넌트이기 때문도 있었지만, 앞서 곱고 섬세하며 나긋나긋한 음색으로 소리가 아닌 음악을 전달해 주었던 마그낫 RV-3 인티앰프에 적잖이 감명을 받았던 바, 반가운 마음에 서둘러 박스를 열어 외관을 훑어보았다. 사실 은근히 지쳐있던 차이기도 했다.
Feature
# Design
일단 섀시를 살펴보니 다른 면들과는 다르게 미세하게 브러쉬드 처리가 된 8mm 두께의 알루미늄 전면 패널에 눈이 간다. 비록 상판은 일반적인 케이스에 다름없지만 전면 패널만큼은 꽤 신경을 쓴 모양이다.
버튼과 노브의 배열을 살펴보면, CD드라이브와 오가닉 LED 디스플레이 창을 중심으로 그 아래에는 6개의 버튼들이 가지런히 위치해 있고, 디스플레이 창의 좌·우에는 노브가, 그리고 그 바깥쪽에는 진공관이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창과 볼륨 노브가 자리 잡고 있다. 대부분의 올인원 컴퍼넌트들과 마찬가지로 버튼과 노브가 조야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조작감이 은근히 고급스러운 것 같아 스펙을 살펴보니 역시 버튼과 노브 모두 솔리드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어졌으며, 볼륨 컨트롤에는 익히 알려져 있는 ALPS 포텐셜미터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위치상으로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배열이라 상당히 균형감이 느껴진다는 생각을 하며 전원을 켜보니 좌측의 on/off 버튼에는 초록색으로 불이 들어오고 그 위로는 빨간 빛을 발하는 진공관이 투명한 창을 통해 보이며 우측과 뚜렷이 대비되는 포인트를 부여한다.
동봉된 리모컨 또한 적당한 사이즈에 상부에는 기기의 전면 패널과 동일한 재질이, 하부에는 고무 느낌이 나는 플라스틱이 사용되어 매우 우수한 그립감을 제공해 주었다. 전반적으로 외관 디자인은 무난하다고 생각되며 그 구성 또한 합격점을 주고 싶다.
# Pre-amplifier
이제 뚜껑을 열어볼 차례다. 우선 전면 패널의 투명한 창 안으로 보였던 자그마한 진공관부터 살펴보니 역시 동사의 RV-3 인티앰프와 마찬가지로 프리부에 진공관을 채용한 것이었다. ECC88(6DJ8) 쌍3극관이 초단관으로 사용되었는데, 이 관은 CAT, BAT, 오디오 리서치, 자디스, 카운터 포인터, 오디오 일루션 등 80년대 이후의 하이엔드 프리앰프에 자주 애용되었던 관으로 투명하고 개방적이며 직진성이 뛰어난 음색을 갖고 있는 반면, 임피던스가 낮아 험, 포닉 노이즈 등의 잡음발생 소지가 있어 각별히 세심한 주의를 요하는 예민한 관이다.
따라서 사용 시 선별관 내지 물리적인 특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E88CC, 6922, 7308 등의 고신뢰관을 통상적으로 권하는데, 마그낫 제품들에 사용되는 진공관들은 공통적으로 60시간 이상의 부하 과정을 거치며, 동일 채널에서 일관되고 정확한 동작을 보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매개 변수들을 기반으로 세트로 선별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프리앰프부 또한 노이즈를 저감시키기 위해 저노이즈 회로 토폴로지를 적용해 설계했다고 하니 노이즈에 대한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듯하다.
내장 MM 포노앰프 증폭도 해당 진공관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간편하게 OP-AMP만을 사용하지 않고 굳이 진공관을 동원한 것에서 노이즈에 대한 이들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으며, 실제로 필자 또한 테스트 중 어떠한 노이즈도 느낄 수 없었다.
# Power-amplifier
파워부의 증폭은 트랜지스터 소자를 사용한 솔리드스테이트 방식을 택하고 있다. 즉, 저번에 접해보았던 동사의 RV-3 인티앰프와 마찬가지로 진공관과 솔리드스테이트 방식이 결합된 이른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패토스, 유니슨리서치, 그리고 최근에는 피치트리 오디오 등 여러 제조사들이 시도했던 것으로, 프리부에서는 유연함, 달콤함, 따듯함 등의 진공관 특유의 음색적 장점을, 그리고 파워부에서는 깊고 단단한 저역, 높은 출력 등의 트랜지스터 고유의 특징을 모두 취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MC1의 경우, 앞서 언급했듯 프리부에 ECC88 쌍3극관, 그리고 파워부에는 크렐, 플리니우스 등의 하이엔드 제조사에서 애용되는 일본 Sanken 사의 고품질 트랜지스터 소자를 사용했고 전원부에는 제법 커다란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내장하고 있어, 각 부의 장점들이 과연 어떻게 발현될지 사뭇 기대가 된다.
# SACD player & Tuner
잠시 후면으로 넘어가보니 최근 유행하는 네트워크 스트리밍 플레이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선랜(Ethernet) 단자는커녕, 웬만한 올인원 컴퍼넌트들에는 다 있는 USB 혹은 S/PDIF 등의 디지털 입력단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CD플레이어와 튜너가 내장이 되어있는데, 정말 말 그대로 정통적인 접근 방식이 아닐 수 없다. 면면을 살펴보면 이러한 느낌은 더더욱 확고해 지는데, 내장되어 있는 CD플레이어는 단순 레드북 CD플레이어가 아닌 SACD플레이어로, 안정적인 플랫폼 제공을 위해 일본의 Sanyo 드라이브가 사용되었고, DAC는 익히 그 성능을 검증받은 Burr-Brown 칩셋이 채용되었으며, 하우징 또한 독자적인 저공진 설계가 적용되었다고 한다.
** RDS -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 |
정리해보면, MC1의 기기분류는 인티앰프 & SACD플레이어 & 튜너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서 프리부에 진공관을 채용한 하이브리드 방식이라는 점, 혹은 일반 CD플레이어가 아닌 SACD플레이어라는 점 등이 부각되어 보일 수는 있으니, 궁극적으로 MC1의 가치는 여느 올인원 컴퍼넌트들과 같이 기능을 앞세운 것이 아니라, 구성과 설계, 그리고 마감까지 음질 위주의 매우 정통적인 방식으로 접근을 했으며 요소요소에서 충실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Listening
본격적인 청음에 앞서 매칭에 대한 고민을 하며 저번 캠브리지오디오 Azur 851 세트 리뷰에 동원되었던 어셔 Mini-X Dancer Diamond 와 마르텐 듀크, 그리고 NHT의 클래식 3 를 잠시 매칭해 보았다. 그리고 나서 “혹시 원 브랜드 매칭에 따른 이점이 있을까?” 하는 마음에 함께 도착했던 Quantum 803 북셸프 스피커를 연결해 보았는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점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타 스피커와의 매칭보다 두드러지게 좋아 결국 대부분의 청음은 Quantum 803 과의 매칭을 통해 이루어졌음을 밝힌다.
청음은 6평 정도의 전용 시청실에서 이루어졌으며 보다 분별력 있는 평가를 위해 위에 언급했던 네 가지 모델의 스피커가 동원되었다. 올인원 컴퍼넌트인 관계로 스피커 외에 별 다른 주변 기기는 사용되지 않았으며, 재생 포맷으로는 SACD, HDCD, 그리고 일반 레드북 CD를 들어보았다.
파트리샤 바버(Patricia Barber)의 [Café Blue] 에 수록된 'A Tast of Honey' 를 들어보면, 곡 도입부의 기타 솔로 연주가 애잔하게 가슴을 적신다. 이어지는 보컬의 목소리는 생생하고 개방적이지만 보드랍고 섬세하며 약간의 윤기감이 돈다. 한 구절 한 구절 속삭이듯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목질감이나 강약의 굴곡이 도드라지기 보다는 곡에 담겨진 감정선을 따라가게 되는 느낌이다. 중간의 간주 부분에서도 기타 연주는 드라마틱하게 전개되기 보다는 잔잔하고 섬세하게 느껴진다. 소리 자체 보다는 음악에 집중케 하는 소리이다.
레베카 피죤(Rebecca Pidgeon)의 [The New Your Girl's Club] 앨범의 마지막 트랙 'Auld Lang Syne/Bring It on Home to Me' 를 들어보면 피아노 타건의 터치가 매우 조심스럽고 소프트하며 피아노 특유의 농담이 담뿍 담겨져 있다. 이어지는 레베카 피죤의 목소리는 은은하고 고우며 담담하다. 듣고 있다보니 MC1의 음색이 레베카 피죤의 보컬 톤과 매우 닮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음결이 매우 곱고 촘촘하며 은은하고 담담한 부분은 코플랜드 CT-405를 연상시키는 면이 있다. 차이가 있다면 코플랜드 CT-405가 곡을 보다 기민하게 진행해 나가며, 스테이징에 있어 전망이 뛰어나고 무대를 더 세밀하게 그려내 주는 반면, MC1은 그보다는 전체적으로 약간 누그러져 무대의 폭이나 거리 또한 다소 아담하게 그려내 주며 음색에 있어서도 보다 온기를 머금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은 전형적인 소출력 진공관 앰프에서 느낄 수 있는 부분으로, 진공관 앰프 중에서는 매우 현대적으로 튜닝된 편에 속하는 코플랜드 CT-405보다 오히려 더 풀 진공관으로 설계된 앰프 같은 느낌을 주며, 전체적으로는 약간 현대적으로 튜닝된 소출력 진공관 앰프를 듣는 듯한 기분이다.
데이브 브루벡 쿼텟(The Dave Brubeck Quartet), [Time Out] 앨범의 대표곡 ‘Take Five' 에서는 피아노와 알토 색소폰, 드럼, 그리고 베이스의 연주가 매우 세밀하고 오밀조밀하게 엮어져 조화로운 하모니를 자아낸다. 각 악기들의 개성들이 삐죽삐죽 도드라지기 보다는 상호간에 잘 조율되어 메인 멜로디인 알토 색소폰의 선율에 따라 물 흐르듯 흘러가는 유연함을 보이는 것이다. 곡의 진행은 타이트하거나 텐션감 있기 보다는 온유하고 섬세하게 진행되어 청자로 하여금 편안함을 주지만, 솔리드스테이트 설계에서 비롯된 일말의 핵은 감추고 있다. 예컨대 곡 중간의 드럼 솔로 파트를 들어보면 슬램하진 않지만 짚어야 할 곳은 충분히 짚고 넘어가는 데에서 솔리드스테이트 설계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Sound
MC1의 소리 성향을 정리해보면, 음결이 곱고 섬세하며, 음색은 약간의 온기감을 머금고 있지만 유니슨리서치와 같이 따스하고 풍부한 전통적인 성향 보다는 오히려 코플랜드 CT-405와 흡사하게 은은하고 담담하며 착색이 많은 편은 아니다. 곡을 진행에 감에 있어서도 온유하고 잔잔하게 이끌어나가 청자를 릴리즈하게 만들며, 무대 또한 거대하게 그리거나 각 악기의 정위를 칼 같이 예리하게 잡기 보다는 아기자기하고 조화롭게 만들어내는 편이다.
반면 동사의 북셸프 스피커 Quantum 803의 경우, 대역이 매우 넓고 선명도와 직진성 또한 굉장히 뛰어나 강렬하고 임팩트 있는 사운드를 만들어냈으며 무대를 그려내는 데 있어서도 매우 정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동사의 MC1 혹은 단독 인티앰프인 RV-3의 소리 성향과는 대비되는 부분으로 현대적인 스피커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동일 브랜드 시스템 구성에서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장․단점을 함께 공유한다’ 는 한계에서 벗어나 매우 이상적인 매칭을 보여주었다. 물론 Quantum 803의 음압이 91dB 로 매우 높아 구동이 원활했던 것 또한 긍정적으로 작용한듯하다.
Quantum 803 과의 매칭이 유독 부각을 나타내긴 했지만 다른 스피커들과의 매칭에서도 MC1은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구동력 자체는 출력 한계상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이탈감은 우수한 편으로 어떤 스피커를 매칭시켜도 위상이 반전된 듯한 소리가 나거나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았으며 자신의 고유한 음색적 매력을 소리에 녹여냈다. 다만 초저역을 재생함에 있어서 한계점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는 앰프의 구동력 때문이라기보다는 재생 대역의 문제로 보인다.
Epilogue
40년의 유구한 역사가 말해주듯, 마그낫은 이 작은 컴퍼넌트 안에서도 소리의 재연을 넘어 자신들만의 고유한 음악성을 추구하고 있었으며, 설계에 있어서는 음질 위주의 매우 정통적인 접근 방식으로 각 구성 요소들을 충실하게 담아내고 있었다. MC1 그리고 단독 인티앰프인 RV-3을 경험하면서 마그낫이라는 브랜드가 앰프와 소스기기라는 컴퍼넌트에 있어 추구하는 성향과 철학이 비로소 서서히 드러나는 듯하다. 이제는 잠시 맛뵈기로 겪어보았던 동사의 스피커들이 몹시 궁금해진다.
Specification
Output power / Nominal |
20 Hz – 20 kHz, THD < 1.0% |
Peak |
1 kHz, 4Ω: 2 x 150 W |
Playable formats |
CD-DA, CD-R, CD-RW, SACD, SACD-Hybrid |
Frequency Response |
AM Tuner: 531 – 1602 KHz |
20 kHz (-0.5 dB) |
AM Tuner: 531 – 1602 KHz |
Input sensivity |
Aux/Line/Tape: 250mV/33kΩ |
THD |
Mono < 0,25 %, Stereo < 0,50 % |
Power consumption |
Max 200 W |
Mains voltage |
230 VAC / 50 Hz |
S/N ratio |
AM Tuner: 40 dB |
Dimensions (WxHxD) |
360 x 110 x 360 mm |
Weight |
8.9 kg |
Color |
Bla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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