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TZ 99.26MK2 ... 해상력이 탁월한 북셀프 스피커
XTZ의 대표 북쉘프 스피커 중 하나인 99.26은 6.5inch 시어스 액셀 우퍼 유닛과 Fountek NeoCD3.0 XTZ 특주 리본 트위터를 장착하고 있는 북쉘프 스피커이다.같은 6.5inch 우퍼 유닛을 탑재하고 있는 동급 모델들 중에서도 사이즈는 약간 더 크게 제작된 작지 않은 크기의 북쉘프 스피커이다.
그리고 다른 XTZ 스피커들처럼 바이와이어링 연결이 가능한 스피커 네트웍 후면에 4단계로 고음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XTZ는 스웨덴 회사이며 다양한 종류의 스피커와 앰프, CD 플레이어 등의 오디오 제품을 발매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생소한 브랜드지만, 북유럽과 독일 등을 주요 시장으로 하는 것 같다. 홈페이지에도 좋은 정보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지만, 인터넷 검색에서 생각보다도 많은 자료와 리뷰 기사를 발견할 수 있었다.
XTZ의 철학은 사실적인 사운드가 좋은 소리라는 것이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소리에는 차이가 있지만 사실적인 소리에 대한 선호는 보편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XTZ의 제품은 실제 소리와 비교해 근접한 소리를 내는 제품을 개발한다는 심플한 사고 방식을 지니고 있다.
XTZ는 제품을 독자적으로 개발, 생산하는 대신에 아시아에서 대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추었다. 광고나 마케팅보다는 제품의 품질에 투자하고 또한 유통 과정에서도 샵과 직접 거래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거품을 제거했다는 것이 이 회사의 설명이다.
기본적으로 스피커가 좋은 성능을 내주기 위해서는 드라이버의 품질이 중요하다. XTZ는 노르웨이의 드라이버 제조 업체인 SEAS (Scandinavian Electro Acoustic Systems)로부터 미드레인지와 우퍼 드라이버를 공급받는다. 미드레인지는 마그네슘 진동판이며, 우퍼는 페이퍼 진동판이다. 가격 대비 성능은 물론 성능에서도 비교할 만한 드라이버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다만 이 스피커에 적용된 40kHz까지 재생 가능한 리본 트위터는 중국의 Fountek에 특주한 제품이다. 이 트위터는 오랜 시간 동안 성능을 검토하여 발견한 제품이며, 네오디뮴 마그넷을 적용하여 탁월한 트랜지언트 재생과 평탄한 주파수 응답을 구현했다고 한다.
스피커의 디자인은 눈에 튀지 않고 무난하다고 할 수 있다. 스피커 캐비닛의 측면은 근래의 유행에 따라 곡면으로 처리되어 있으며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부담을 줄여주면서도 내부 공진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듯 하다. 피아노 마감인 만큼 거실에서 블랙 색상의 PDP나 LCD TV 곁에 두고 사용하기에 좋아 보인다.
캐비닛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는 하나의 포트를 두고, 베이스 우퍼는 3개의 포트를 둔다. 흥미로운 점은 바인딩 포스트 위쪽에 위치한 점퍼 연결 부를 통해 고역과 저역 레벨을 2~6dB 정도 조정 가능하다. XTZ는 공간의 특성에 따라서 많은 소리 차이가 발생하는 사실에 주목해왔다. 그 차이는 소스 기기나 앰프의 차이 이상이며, 주로 저역 대에서 발생한다. 때문에 XTZ는 DSP 기술을 사용한 액티브 서브우퍼를 추천하기도 한다. 이 제품에서는 포트를 플러그로 막아서 저음을 줄일 수도 있다.
사운드 퀄리티
첫 인상은 산뜻하고 밝으며 디테일하여 기분 좋은 소리를 낸다. 스피커의 규모에서 기대되는 것보다도 저음이 상당히 많은 편이어서 설치 위치에 따라서 밸런스에 많은 차이가 있을 것 같다. 만일 저음이 다소 부푸는 공간이라면 바닥에 스파이크를 부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어쨌든 XTZ 99.36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기본적으로 활달하고 라이브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넓은 공간에서 사용하더라도 어렵지 않게 소리를 풍성하게 채울 수 있다.
지난 수 년간 리본 트위터를 탑재한 우수한 하이엔드 스피커들이 이름을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만큼 다수 등장했다. 리본 드라이버 기술이 많이 발전하기도 했고, 고 해상도 음원의 등장으로 리본 트위터의 넓은 주파수 응답 특성이 새롭게 주목 받는 듯 하다. 리본 트위터는 좋지 않은 하드 돔 유닛의 거친 소리를 내는 단점이 없고, 저렴한 제품에서도 고가의 제품 못지 않은 투명도와 디테일 재생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이다. XTZ에서 리본 트위터를 선택한 것은 매우 탁월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밸런스를 얻으려면 트위터에 못지 않는 성능의 미드레인지와 우퍼를 탑재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 점에서 고급 스피커에 다수 사용되는 시어스 드라이버의 성능은 역시 신뢰할 만하다고 보여진다. 중역대의 디테일이 대단히 높아서 서로 다른 방식의 드라이버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이 없었다. 재생 수준이 높아서 프런트 엔드의 소리를 잘 드러내는 만큼 이 스피커의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저렴한 일렉트로닉스와 매칭하는 것은 피해야 할 듯 싶다. 또한 저음이 풍성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출력이 높고 저음의 댐핑이 충분한 앰프에 연결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제니퍼 원스의 The Hunter 음반에서 somewhere somebody나 way down deep을 감상해보면 확실히 제품의 규모에 비해서 저음이 풍부하다고 느껴진다.
ABBA의 베스트 앨범 스웨덴의 프로프리우스에서 출반한 칸타테 도미노 음반을 오랜만에 감상해봤다. 스웨덴에서 제작된 음반이기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XTZ 스피커의 소리를 스웨덴 사운드로 구분지으려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칸타테 도미노 음반에서는 녹음 장소의 공간감과 투명도, 오르간의 깊고 풍성한 저음이 기대한 대로 멋지게 재생되었다. 합창단의 소리도 뒤 섞이지 않고 잘 구분되어 깨끗하게 표현되었다.
XTZ에서 주장하는 현대적 설계의 하이엔드 스피커라는 목표는 분명히 충분히 실감할 수 있다. 또한 제작사에서 장담하듯이 이 가격대에 이런 제품을 만나기란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비슷한 구성의 북셀프 스피커인 99.26도 많은 기대가 되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