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주기로 돌아오는 다인오디오(Dynaudio)의 창립 기념 이벤트는 항상 오디오파일들의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다. 올해 등장한 45주년 기념작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말, 기습적으로 발표된 45주년 기념작은 이름부터 남다르다. 25주년, 사파이어, 스페셜 40 같은 이름들과 달리 헤리티지 스페셜(Heritage Special)로 정해졌다. 과거의 유산을 되돌아보는 특별 버전이라는 의미다. 이름처럼 헤리티지는 90년대를 풍미한 다인오디오의 전통적 명기, 크래프트나 컨투어 1.3 같은 스피커의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했다. 그리고 단순히 캐비닛의 형태만 과거의 다인오디오를 떠올리게 만든 수준이 아니다. 전면 그릴에 부착된 다인오디오의 명판도 90년대 다인오디오 로고를 그대로 사용했다. 그렇다면 사용된 기술이나 내용도 과거의 것일까? 물론 아니다. 오히려 가장 현대적인, 최첨단 다인오디오 플래그십의 모든 기술들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
그릴을 벗기면 옛 영광을 떠올리게 만드는 트위터에 눈길이 머물게 된다. 과거 컨피던스에서 썼던 오리지널 에소타 T330D 트위터가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에소타 T330D가 아니라, 현행 플래그십인 뉴 컨피던스에 사용 중인 에소타 3 트위터이다. 헤리티지라는 콘셉트에 맞춰 에소타 3 트위터의 전면 알루미늄 플레이트만 T330D의 형태로 만든 것이다. 헤리티지의 에소타 3 트위터는 실크 돔 뒤에 배치된 헥시스 돔, 강력한 에어로 다이내믹 네오디뮴 마그넷 시스템, 그리고 배압을 제거하는 백 쳄버 디자인이 담긴 에소타 3 트위터이다.
미드·베이스 유닛도 마찬가지다. 외형적으로는 단순히 다인오디오의 MSP 콘을 쓴 직경 18cm의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지만, 실제 이 드라이버의 출처는 에비던스 플래티넘의 18cm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트위터로 실제 에소타 3이 사용된 것처럼, 이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도 뉴 컨피던스 드라이버 기술을 더해 에비던스 플래티넘 드라이버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최고 사양의 개선한 버전이 들어 있다. 글라스 파이버로 만든 포머 위에 훨씬 고급스러운 마그넷과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하여, 한층 향상된 보이스코일을 적용했다. 마그넷 또한 네오디뮴과 페라이트를 혼용한 하이브리드 마그넷 시스템을 사용하여 보이스코일 주위의 자기장의 세기를 정밀하게 조정하여 2차 하모닉 성분들을 줄였다. 그리고 뉴 컨피던스와 뉴 컨투어 i 시리즈에서 선보인 비대칭 구조의 새로운 노멕스 스파이더를 사용하여 콘지의 운동 능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제동력을 구현했다. 덕분에 헤리티지 전용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는 에비던스 플래티넘의 유닛보다 대폭 개선된 명료도를 제공한다.이처럼 드라이버 자체의 성능으로 사운드의 모든 것을 잡아내려는 노력으로 설계된 스피커답게 크로스오버에 대한 부담은 최대한 낮추었다. 단순한 1차 필터를 사용하되, 문도르프의 최고급 오일 콘덴서와 반덴헐의 내부 배선재를 사용하여 신호의 순도를 높이고 간결한 필터 처리로 유기적인 사운드를 이끌어내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부분은 다시 캐비닛이다. 덴마크 본사 공장의 20년 경력의 전문 마이스터가 일일이 수작업으로 모든 것을 깎고 조립한 뒤, 여섯 번의 니스칠과 샌딩 작업을 반복하여 만들 정도로 공을 들인 캐비닛이다. 매우 고풍스럽고 우아한 마감이 완성된 이유이며, 클래시컬하지만 절대 올드해보이지 않는 이유다. 내부에는 강력한 버팀목 처리와 함께 역청 소재로 코팅하여 내부 진동 억제 노력을 더했다. 최종 스피커 연결 단자도 WBT의 시그니처 단자로 마무리했다. 이 모든 것이 더해진 스피커 뒷면은 알루미늄을 절삭 가공한 패널로, 고유의 시리얼 번호가 새겨져 있다. 총 2,500조 한정 생산인 만큼 시리얼 번호는 곧 나만의 고유 번호가 된다.
테스트에는 루민 T2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사용하고, 앰프는 마스터 사운드의 콤팩트 845를 연결했다. 클래시컬한 옛 다인오디오의 디자인과 달리 사운드는 놀라울 정도로 투명하고 선명한 고해상도 사운드에 걸맞은 세련된 톤을 들려준다. 넓은 광대역의 어조를 내세우는 느낌은 없는데, 매우 디테일하고 세련된 입자감으로 치밀한 디테일을 그려낸다. 그러면서도 고역에 피곤한 기색을 전혀 만들지 않는 유려함을 이끌어낸다. 저음도 마찬가지다. 작은 2웨이 스피커지만, 크기에 대한 선입견을 넘는 꽤나 깊고 탄력적인 저음을 들려준다. 과거와 같은 양감 확장식의 저음이 아니라, 새로운 컨피던스와 마찬가지로 단단하고 빠른 저음으로 선명하고 다이내믹한 리듬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아주 넓고 입체적인 사운드 스테이지는 스피커의 규모보다 훨씬 큰 대형 무대를 눈앞에 그려낸다. 그야말로 북셀프로 그려낼 수 있는 최고 등급에 걸맞은 사운드이다.
작지 않은 역사를 기념하는 45주년 기념작은 특별한 기술적 유산이라는 이름과 달리 미래를 향한 다인오디오의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현재 다인오디오의 최정점에 올라선 스피커이다. 가볍지 않은 가격표가 약간 부담스럽긴 하지만 25주년 스페셜이 그랬듯이 이번 헤리티지는 역사적인 기념 모델이 될 것이다. 한정 생산이 끝나기 전에 절대 놓치지 말길 권한다.
가격 1,100만원(전 세계 2500조 한정 생산)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8cm MSP, 트위터 2.8cm 에소타 3
재생주파수대역 42Hz-23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200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5dB/2.83V/m
파워핸들링 200W
크기(WHD) 20.8×38.5×32cm
무게 11kg
Dynaudio(다인 오디오) Heritage Special (헤르테지 스페셜) 스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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