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Tek EVO3 AQUARIUS Power Conditioner전원 장치의 챔피언을 향해~www.kingsound.co.kr출처 : 하이파이클럽, 작성자 이종학
오디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라고 물었을 때 그 대답은 각각이다. 누구는 스피커를 꼽고, 누구는
파워 앰프를 꼽는다. 소스가 제일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많다. 그러나 이 모든 논쟁의 배후에는, 깨끗하고 품질이 좋은 전원을 전제로 한다.
혹시 전원 상태가 나쁘면, 그 어떤 오디오도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막상 전원과 관련된 제품을 고르라고 하면 골치가 아파온다. 또 메이커마다 접근법도 제각각이어서 대체 무엇을 골라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전기에 관련된 공부를 시작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원의 중요성은 알겠는데, 어떤 제품을 사면 좋은가 묻는다면, 이 역시 숱한 필드 테스트와 논쟁을 거쳐야 한다. 어떤 애호가는 배터리 전원이 최고라면서 거의 냉장고 서 너 배 크기만한 사이즈의 전원 장치를 장만하기도 했는데, 일반 애호가 입장에선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그 와중에 만난 이소텍의 EVO3 아쿠아리스(Aquaris)는, 가격대비 성능과 퀄리티라는 면에서 상당히 추천할 만한 기기라 판단이 된다. 또 개인적으로 이 기기와는 각별한 인연이 있어서 이번 리뷰는 여러모로 흥미진진했다. 당초 이 제품, 아니 제작사인 이소텍(IsoTek)을 알게 된 것은, 2009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나는 우연찮은 기회에 홍콩 오디오 쇼를 방문하게 되었으므로, 여러모로 가슴이 설레었다. 홍콩이란 도시는 대개 쇼핑의 천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러 문명이 혼합된 데다가 다양한 건축 양식과 볼거리가 많아 단순한 관광을 위해서도 꽤 매력적인 도시다. 개인적으로 세 번째 방문이지만, 역시 눈을 사로잡은 광경이 많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던 것 같다. 또 홍콩 쇼 역시 대단한 열기로, 큰 감동을 선사했다. 공식 시청회에 참가하기 위해 100M가 넘는 줄을 선 애호가들의 진지한 표정이나, 쇼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탭들의 모습은, 과연 이 지역이 오디오 문화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구나 깨닫게 했다. 그 와중에 몇몇 오디오 디자이너들과 친분을 쌓게 되었으니, 그 중의 한 명이 바로 이소텍을 주재하는 키스 마틴(Keith Martin)이다. 아마 본 웹진의 뉴스 란에 가면, 2009년도 홍콩 쇼에 관한 내 기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거기에 키스 마틴과 행한 간략한 인터뷰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당시에는 지면 관계상 간략하게 압축할 수밖에 없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그의 제품을 본격적으로 접한 상황에서 보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럼 우선 본 기 EVO3 아쿠아리스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자. 그 답변은 당시의 인터뷰에 잘 표현되어 있다. 바로 깨끗하고 퀄리티가 높은 전원을 공급하는 것이다. 대체 그 뜻이 무엇일까? 우리가 벽체에서 그대로 받은 전원을 보면, 일단 그 웨이브가 평탄하지 않다. 여기저기 흠집이 나 있다고나 할까? 특히 스파이크나 서지가 포함되면 갑자기 엄청난 폭으로 상승한다. 이런 전기 신호를 타고 음성 신호가 움직일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따라서 이 웨이브를 평탄하게 만드는 것이 일차로 중요한 문제이고, 여기에 이소텍만의 독자적인 기술력이 있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필터링(filtering)이란 용어다. 흔히 우리는 신호 전송에 있어서 최대한 원래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필터링은 무조건 나쁘다라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사실 그것은 음성 신호에 관계된 것이고, 전기에 대해 말하면 정확한 필터링을 통해 최고의 퀄리티를 추출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 부분에 대한 혼동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럼 이 대목에서 이소텍만의 기술은 무엇일까? 다시 키스 마틴의 인터뷰를 정리해보자. 첫째로 제품에 있는 아웃렛끼리의 간섭을 피한다는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멀티 탭은 이 부분이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A의 기기에서 나온 나쁜 서지가 아웃렛을 통해 B 기기에 얼마든지 흘러갈 수 있는 것이다. 둘째로 순수 음성 신호와 영상 신호는 그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원 장치 역시 각각에 적합한 동작을 해야하는 것이다. 이때 그는 파워 앰프의 경우 타이탄, TV나 디스플레이는 미라라는 모델이 좋다, 라는 언급을 했다. 그러면서 이런 표현을 더한 바, 논두렁을 달리려면 트랙터가 좋고, 최상의 도로엔 페라리가 좋다, 라는 것이다. 참 적절한 비유라 보인다. 두 번째로 언급할 것은 프로텍션 기능이다. 본 기에 연결된 다양한 기기에서 발생하는 서지나 스파이크에 대응하기 위해 엄청난 용량을 갖췄다. 그러니 무슨 천둥 번개가 몰아치지 않는 한, 전기적인 문제로 인한 기기의 손상은 거의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본 기를 보면 제일 왼편의 첫 번째 및 두 번째 아웃렛과 나머지 네 개의 아웃렛 성격이 다르다. 앞의 1, 2는 대용량이고, 나머지 네 개는 중간 용량이다. 따라서 1, 2는 각각 파워 앰프나 프로젝터, 서브 우퍼 등 전기를 많이 쓰는 제품에 적합하고, 나머지는 일반 오디오 컴퍼넌트에 적합하다. 이 경우, 나머지 4개의 용량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는 바, 이를 위해 특별히 “어댑티브 게이팅 테크놀로지”(Adaptive Gating Technology)를 동원했다. 이것은 일종의 오토 센서 필터링 기술로, 동작 중 어떤 하자가 발생하면 즉각 프로텍션하는 기능이다. 마지막으로 지적할 것은, 좀 전에 모든 전원 장치는 음성과 영상 기기에 따라 성격을 달리한다고 했는데, 본 기는 이를 굳이 구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일단 플러그를 꽂으면 바로 그 기기의 성격을 인식해서 자동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사용상의 편의성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이라 하겠다. 개인적으로 만나본 키스 마틴은 일종의 완벽주의자다. 어릴 적에 무용을 했고, 한때 상업 디자이너로 활약한 적도 있다. 루프트한자, LG, BMG 뮤직 등이 그에게 일을 맡겼을 정도로 잘 나갔단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지독한 오디오파일이어서, 평소 전원 장치에 가졌던 불만을 참을 수 없게 된 나머지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연구, 결국 2001년에 창업하기에 이른 것이다. 또 기술 부문을 책임지는 나이젤 피어슨이라는 전문가도 확보한 바, 더욱 제품의 퀄리티를 높이게 되었다. 이런 완벽주의는 제품의 내구성이라는 면에서도 잘 발휘되고 있다. 예를 들어 본기에 투입된 PCB읙 경우, 사람의 손을 빌려 일일이 은납으로 땜한다. 또 보드 자체를 그라운드 처리해서 마치 고급 필터를 쓴 듯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당연히 RFI에 강하다. 몸체를 보면 빼어난 알루미늄 소재를 동원해서 처리한 바, 그 자체로 단단할 뿐 아니라 EMI 신호의 유입을 방지한다는 점에서 역시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처음 이 제품의 존재를 인식한 것은 2009년. 그러니 무려 3년 만에 제품을 받아보고 리뷰하는 셈인데,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이라 해도 무방하다. 단순히 전기적인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 아니라, 음성 신호의 전달이라는 측면에서도 특기할 만하고, 음악성이라는 부분도 높이 평가할 만했다. 평소 나는 오디오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전원과 바닥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서 바닥이라는 것은 일종의 룸 어쿠스틱과 관련된 것이라면, 전원은 직접 기기에 꽂고 사용하는 것이라 투자를 하면 할수록 좋은 성과를 얻는다고 보고 있다. 또 전원 장치는 아무리 기기를 교체해도 변함없이 쓸 수 있어서, 이래저래 경제적이라 할 만하다. 그 점에서 본 기의 빼어난 성능은 이번 기회에 널리 알릴 만하다는 결론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스피커는 ATC의 SCM 50PTSL를 사용했고, 앰프는 에어 타이트의 레퍼런스 프리 및 파워를 동원했으며, 소스는 OPPO 93(누포스 에디션)를 썼다. 참고로 시청곡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야니네 얀센 -조 수미 《도나 도나》 -오스카 피터슨 《You Look Good to Me》 -로이 부캐넌 《Sweet Dreams》 우선 멘델스존을 들으면 본 기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금세 파악할 수 있다. 바이올린의 음색과 에너지가 확연히 부각되는 가운데, 오케스트라를 이루는 여러 악기들의 존재감이 뚜렷이 각인된다. 디테일한 표현에 대해 말하면, 인터 커넥터 및 파워 코드 등 여러 개의 케이블을 동시에 올렸을 때나 가능한 수준이다. 특히, 저역이 뭉치는 현상이 없고, 치고 빠지는 속도가 빠르며, 솔로 주자와 악단 사이의 인터 플레이가 착착 몸에 감겨온다. 거기에 작품 자체가 갖고 있는 묘한 감성과 시정이 잘 살아나 음악성이라는 면에서도 큰 효과를 얻고 있다. 조 수미는 더블 베이스가 왕왕 거리는 부분이 확연히 줄어든다. 제대로 조였다고나 할까? 당연히 보컬의 맛이나 감성이 풍부하게 살아난다. 또 나일론 줄을 사용한 어쿠스틱 기타의 음향이 부드럽게 다가오고, 중간중간 펼치는 클라리넷의 환각적인 음색 또한 마음을 사로잡는다. 세밀하면서 전체를 아우르는 표현력이 일품이다. 오스카 피터슨은 초반부 더블 베이스를 활로 그을 때의 음향에서 확실히 밑으로 쭉 뻗는 느낌이다. 보다 대역이 넓어지고, 단단해진다. 흥얼거리는 베이스 주자의 목소리에도 활기가 넘친다. 연주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때 피아노의 타건에 힘이 붙고, 리듬감이 넘실거리며, 킥 드럼의 어택감도 강력해진다. 자연스럽게 어깨춤을 추게 된다. 마지막으로 로이 부캐넌. 초반에 서서히 기타가 등장할 때의 긴장감이랄까 분위기가 훨씬 더 살아나며, 바를 이용해서 다양한 이펙트를 연출하는 대목이 보다 선명하게 부각된다. 드럼은 보다 풀 사이즈에 가까워 킥 드럼뿐 아니라 현란한 심벌즈의 음향도 즐길 수 있다. 배후에 흐르는 올갠의 나른하면서 몽환적인 분위기 역시 뚜렷이 포착된다. 전체적으로 미디엄 템포의 블루스인데, 그 배경에 흐르는 슬픔이 잘 표현되어 감상에 깊이를 더한다. |
2013년 1월 14일 월요일
IsoTek EVO3 AQUARIUS Power Conditioner 전원 장치의 챔피언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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