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C(티악) UD-501 DSD DAC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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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들은 티악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Esoteric’을 떠올리실 수도 있겠지만, 티악과 에소테릭은 엄연히 계열이 분리된 별도의 회사다. 즉, 티악의 레퍼런스는 에소테릭이 아닌, 티악이 보유한 자체 플래그십 하이엔드 시리즈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에소테릭 같은 하이엔드급 오디오 제품은 아니지만 중저가 내지는 라이프스타일 오디오치고는 이례적일 정도로 하이엔드적인 회로 설계와 섀시 디자인을 내세우는 고가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이다. 그 레퍼런스 클래스에 이번 가을에 새롭게 추가된 것이 바로 ‘501’ 시리즈다.
새로 발매된 501 시리즈에는 USB 입력을 갖춘 인티 앰프 AI-501DA, DSD 디스크 재생이라는 독특한 기능을 탑재한 CD 플레이어 PD-501HR,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인 HA-501 그리고 마지막으로 USB 입력을 통해 DSD 재생을 지원하는 DAC인 UD-501로 구성되어 있다.
DSD를 겨냥한 DAC
이번 501 시리즈 중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제품은 리뷰의 주인공인 UD-501 이다. 그 대표적인 이유는 바로 DSD 재생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등장한 DSD 파일 재생 기능은 DAC의 화두로 Chord, Playback Designs, EMM Labs 등과 같은 하이엔드 업체들이 내놓은 고가의 DAC들에서나 즐길 수 있는 기능이었다. 다소 폐쇄적으로 진행되던 USB의 DSD 재생은 dCS가 제안한 DSD over PCM (이하 DoP)라는 방식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USB DAC 기술에도 빠르게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이제 중저가 제품들에서도 속속 DSD 재생 기능이 탑재되고 있다. 하지만, 물리적인 하드웨어적 구현보다는 펌웨어에 기반한 소프트웨어적 기능 구현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펌웨어 개발 능력을 갖춘 회사가 아니라면 DSD 재생 기능을 DAC에 탑재하는 것은 그리 녹녹치 않은 일. 이 때문에 아직까지 100만원 이하 제품군에서는 찾기가 힘들다. 그런 상황에서 등장한 티악의 UD-501은 티악이기에 가능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가격과 성능을 갖춘, 동 가격대 최초의 DSD 대응 DAC이다.
특히, UD-501이 타사 경쟁 제품들과 차별화되는 기술적 특징을 꼽는다면 크게 3가지 정도가 있다. 첫째는 최신예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구현한 점. 둘째는 에소테릭과 같은 고가의 하이엔드 기기에서나 볼 수 있었던 다양한 DSP 기술을 탑재한 점. 마지막으로 셋째는 미니 콤포에 가까운 제품으로서는 이례적인 대칭형 구조와 풀 밸런스드 설계 및 고가의 오디오 전용 부품들로 완성된 점이다.
하이엔드를 따르는 동급 최강 설계
먼저 하드웨어 설계부터 살펴보자. 겉으로 보이는 외형 섀시와 디자인부터 절대 저렴하게 보이지 않는다. 501 시리즈의 기본 섀시 디자인은 티악의 PA 브랜드인 Tascam에서 발매 중인 디지털 레코딩 기기의 프로 장비 섀시를 이용한 것이다.
녹음용 프로 장비가 지닌, 홈 오디오나 라이프스타일적인 오디오 디자인과는 거리가 먼 프로 기기 같은 형태를 띠지만 알루미늄으로 설계한 섀시는 이 가격대 타 제품들과는 차별화된 고급스러우면서도 신뢰가 가는 디자인을 자랑한다. 좌우 측면에 장착된 알루미늄 바는 마치 프로 기기의 랙 마운팅 기구물과 같은 느낌을 고급스럽게 만든 것으로, 501 시리즈의 통일성을 보여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세세한 디테일에 공을 들였는데, 셀렉터와 볼륨 노브의 설계나 전원 스위치 같은 부분을 보면 고급 오디오적인 느낌을 주며, 나사 하나에도 세심한 배려를 했다.
2개의 토로이덜 트랜스포머로 구성된 막강 전원부
▲ Power Supply
단지 알루미늄 섀시로 만들었다고 칭찬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진정 박수를 받을 만한 내용물은 제품 속에 있다. 상판을 들어내고 제품 내부를 보면 절대 이 가격대의 DAC에서 상상하지 못할 만한 구성에 눈길과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보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전원부다. 하이엔드 제품은 아니지만, 이 정도 가격의 DAC에서는 이례적으로 2개의 토로이덜 트랜스포머로 구성된 수준 높은 리니어 방식의 전원 회로가 DAC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2개의 트랜스포머에서는 총 4개의 전원 출력이 이루어지는데 각각 좌/우 아날로그 오디오, 디지털 회로 그리고 헤드폰 앰프 등으로 전원을 분리하여 출력하도록 했다. 전원부부터 럭셔리한 구성인 셈이다.
풀 밸런스드 DAC 및 아날로그 오디오 회로
▲ Main PCB
더욱 놀라운 것은 DAC를 비롯한 오디오 회로 설계다.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메인 회로 기판은 좌우가 대칭형 구조로 설계된 미러 이미지 구성의 대칭형 설계로 이루어졌다. 뿐만 아니라 각 채널은 DAC에서부터 최종 아날로그 출력 버퍼 회로까지 모든 스테이지가 완벽한 풀 밸런스드 방식의 설계다. DAC는 Ti/BurrBrown의 PCM1795로 192kHz/32bit 사양의 스테레오 DAC로서 DSD 신호 또한 PCM으로 변환하지 않고 Native한 DSD의 아날로그 변환이 가능한 DAC이기도 하다. UD-501에서는 채널당 이 칩을 1개씩 사용, 총 4채널 분량을 투입하여 각 채널마다 +, - 신호를 따로 변환 재생하는 풀 밸런스드 방식의 설계를 단행했다.
▲ Main PCB
DAC부터 이루어진 밸런스드 설계는 이어지는 전류/전압 변환 회로와 아날로그 필터 그리고 최종 아날로그 버퍼 앰프 회로까지 모두 고스란히 밸런스드 방식으로 설계가 되어 있다. 아날로그 회로 설계에서도 나름 독특하게 보이는 부분은 티악에서 새로 도입한 OP 앰프, MUSES다. 반도체 업체인 (주)일본 무선(Japan Radio Corp. 이하 JRC)이 개발한 하이엔드 오디오용 OP 앰프인 MUSES는 Ti/BurrBrown의 최고급 오디오용 OP 앰프 칩에 대항하는 일본 반도체 업체의 자존심과도 같은 존재다. 흔히 마크레빈슨, 크렐 같은 하이엔드 오디오에 사용된 버브라운의 OP 앰프 중 2000 시리즈 칩들에 대항하는 것으로 JRC에서 사활을 걸고 특별한 소재와 특별한 회로 기술 그리고 전문가들의 리스닝 튜닝을 통해 완성된 오디오 그레이드의 고급 OP 앰프다. 노이즈에 대한 대응력과 세심한 설계가 요구되는 J-FET를 사용한 앰프 회로로서 고급 프리앰프나 오디오 신호 처리용 회로로 개발된 OP 앰프다. 티악은 적극적으로 JRC의 MUSES 칩을 도입하여 이번 501 시리즈를 설계했는데 뒤에서도 언급하겠지만 그 결과는 상당히 우수한 결과를 얻어냈다.
▲ DAC and MUSES
DSD와 DXD까지 대응하는 USB와 DSP
▲ USB Input
UD-501의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부분이 바로 USB 입력이다. 192kHz의 PCM 재생을 지원하는 기존의 USB 제품들과 달리 티악은 이 가격대에서는 처음으로 USB릍 통한 DSD 재생 기능을 구현했다. 이 가격대에서 이 기능을 구현했다는 자체도 대단히 인상적이며 흥미로운 부분인데 또 하나 눈길이 가는 것은 회로 설계다. 대개 XMOS 방식의 USB 오디오 회로를 쓰고 XMOS를 기반으로 펌웨어를 제공하는 서드파티의 소프트웨어로 기능이 구현되는 것이 보편적인 USB에서의 DSD 구현 방법이다. 하지만 티악은 자체 개발 기술인지는 알 수 없으나, 기존의 범용적인 방식인 XMOS 방식이 아니라 Ti의 32비트 DSP 칩을 사용하여 USB 신호를 처리하는 기술을 채택했다.
비동기 방식의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DSP 위에 전용 소프트웨어로 신호 제어를 구현하여 좀 더 세밀한 신호의 제어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USB 를 통해 32비트 DSP가 처리하는 오디오 신호는 192kHz/24bit의 PCM 이나 2.8MHz/1bit의 DSD에 머무르지 않는다. PCM의 경우, 최대 384kHz/32bit 까지 가능한 DXD 사양의 오디오 재생이 가능고 1bit 신호 또한 최대 5.6MHz/1bit 사양의 더블 DSD 라고도 부르는 SACD에 사용된 DSD 신호보다 2배 높은 데이터 레이트를 갖는 DSD128까지도 처리한다.
▲ DSP Upsamling
다양한 디지털 필터
UD-501의 또 하나 특징이라면 디지털 필터를 꼽을 수 있다. 이 제품에는 크게 3개의 디지털 필터가 제공이 된다. 첫째는 앞서 언급했던 192kHz/24bit로 신호를 변환하는 업샘플링 필터가 있다. 둘째는 PCM 신호들에 대해서 출력단의 20kHz 이상의 신호를 잘라내는 가청 대역 통과 필터가 있고, 마지막 세 번째는 DSD 신호를 위한 필터로 총 4개의 DSD 필터가 제공된다. 그리고 각각의 필터는 사용자가 직접 적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DSD 필터는 DSD 신호의 원천적인 신호 특성 때문에(고역에 분포하는 강력한 양자화 노이즈의 존재) 무조건 필터가 적용이 된다.
업샘플링 필터를 적용하면 적용하지 않았을 때에 비해 약간 또렷하고 중고역의 심이 강조된 듯한 인상을 받게 되는데 단점이라면 약간 인위적으로 가공한 듯한 사운드의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적용 여부는 직접 청취한 뒤에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PCM 신호에 대한 필터의 경우 아래 그림과 같은 특성을 갖는 20kHz에서 급격하게 커팅해내는 Sharp 특성의 필터와 완만하게 가청 대역만을 걸러내는 Slow 두가지 방식이 있다. 둘 중 청취후 원하는 특성의 필터를 사용해도 되고, 아예 필터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참고로 352.8kHz/384kHz의 신호에 대해서는 이 PCM 필터는 적용되지 않는다.
DSD 필터는 크게 4가지로 그 특성은 그림과 같다. 기본적으로는 크게 2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가장 대역 분포가 넓은 FIR1과 나머지 3가지 FIR2, 3, 4로 특성을 나눠 볼 수 있다. 음질적으로 좀 더 순하고 자연스러운 것은 FIR 1, FIR 4 이며 FIR 2, 3 에서는 출력이 높아지며 보다 또렷하고 에지가 잘 살아나는 다이내믹한 경향의 어조를 들려준다. 이 또한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이다.
사운드 퀄리티
시청에는 윌슨 오디오 Sasha, 에어의 KX-R/MX-R 앰프를 사용했다. 컴퓨터는 애플의 맥북 에어를 USB로 연결했으며, 맥 OS는 마운틴 라이언이었고 재생용 플레이어는 Audirvana 1.35 버전을 사용했다. 맥의 경우, 별도의 드라이버 설치없이 곧바로 TEAC USB 라고 오디오 장치 인식이 가능했다. 플레이어의 내부 설정에서 신호 인식을 DoP 방식으로 선택해주면 최대 384kHz의 PCM과 최대 5.6MHz의 DSD 신호 모두 인식이 가능했다. 맥에서는 별도의 드라이버 설치없이도 OS 자체 기본 드라이버로도 DXD 및 DSD 모두 재생이 가능했다.
UD-501의 첫 인상은 내추럴한 사운드였다. 흔히 중저가 DAC들의 최대 약점인 고역의 앙칼진 에지감이 없고 음색 또한 밝거나 메마른 듯한 드라이한 톤이 전혀 없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해상력, 디테일 같은 요소에 너무 강하게 집착하지 않았기에 고역에 대한 지나친 강조가 없어질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음에 들어있는 세부 디테일들을 그려내는 능력, 해상력 등은 동급 어느 DAC에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DSD나 고해상도 PCM을 지원하는 성능에 걸맞은 충분한 수준의 해상력을 자랑한다. 음에 지나친 밝기가 강조되지 않으면서도 이러한 디테일을 그려낸다는 점은 충분히 높게 평가할 만하다. 듣기 편한 자연스러운 사운드이니 말이다.
한편 DSD 녹음으로 소스를 바꾸어도 이러한 장점들은 편하지 않는다. 오히려 DSD에서는 고역의 세밀함이나 두터운 정보량이 주는 중역의 충실함이 훨씬 더 농밀한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DSD 특유의 아날로그적인 장점을 느낄 수 있다. 미도리가 연주한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같은 DSD 녹음에서는 DSD 특유의 아날로그적인 바이올린의 질감이나 톤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으며, 마이클 틸슨 토머스의 <말러 교향곡 6번> 같은 녹음에서는 현악기 군의 세련되며 풍부한 울림을 아주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로 그려냈다. 마치 아날로그 녹음의 극치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다. DSD 재생시에는 4가지 필터를 모두 사용해봤는데 개인적으로는 FIR 1 또는 4를 선호했다. FIR 2, 3의 경우 게인 수치가 달라지면서 다소 출력이 증가되는 느낌이 들었는데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에서는 오히려 FIR 1, 4 가 나았다. 상대적으로 FIR 1은 출력이 많이 줄어드는 느낌이라 시스템에 따라서는 잘 안들리거나 둔탁하게 들린다고 피할 수도 있겠지만 해상력이 좋거나 밝은 성향의 시스템에서는 오히려 이 필터를 쓰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안겨줄 수도 있다.
한편, 현재까지 DSD 재생으로 유명한 Chord의 QBD76 같은 600 만원대 이상의 고가의 DAC에 비하면 몇가지 상대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전체적인 공간, 무대의 크기, 스케일에 있어서 다소 크기가 줄어든다. 그런 고가의 DAC에 비해 전체적인 개방감, 무대의 크기, 홀로그래픽적인 입체적 사운드는 아무래도 등급의 차이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가격 대비 성능으로 본다면 UD-501의 존재는 그들보다 훨씬 돋보인다. 이 정도 가격에 이 만한 사운드를 낼 수 있다는 점은 대단한 가치다.
결론
UD-501은 일종의 장벽을 깨는 첫 제품이다. 지금까지 DSD 기능이나 DXD 같은 기능은 하이엔드들의 전유물처럼 존재해왔지만, 티악은 그 기능을 중저가 보급기에 가까운 제품군으로 끌어내렸다. 중요한 점은 단순히 기능성만 구현한 것이 아니라 중저가 기기임에도 사운드 퀄리티면에서도 절대 녹록치 않은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사한다는 점이다. 중저가답지 않은 다양한 디지털 필터들의 사용이 가능하고 고음질 음원 재생에서도 뛰어난 결과물은 안겨준다. 그리고 스펙 위주의 물리적인 특성만 강조한 음이 아니라 음악 재생에 있어서 필요한 , 소위 음악성이라 불리울 만한 듣기에 편안하고 안정된 사운드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중저가 DAC들과는 전혀 다른 성능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나름 노력을 기울여 엄선한 일부 오디오전용 부품과 풀 밸런스드 설계에서 오는 음질적 우월성이 큰 도움이 되었다.
UD-501은 티악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오디오의 레퍼런스다. 다소 PA 기기 같은 디자인이 개인 취향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만듦새나 성능도 그들이 레퍼런스라 부르는 이유가 충분히 타당해 보이는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게다가 가격까지 더 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가격대로 등장했다. 이제 DSD나 고음질 음원 재생은 더 이상 고급 기기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정말 훌륭한 가격 대비 가치를 지닌 최고의 DAC로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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