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11일 목요일

뮤지컬피델리티 M6 Encore 225 리뷰

기능는 캐주얼하게,음악은 진중하게 뮤지컬피델리티 M6 Encore 225




 


 

브랜드의 히스토리를 관통하는 디지털/아날로그 피델리티



뮤지컬 피델리티가 하이파이 오디오 브랜드로서 35년을 꾸준히 버텨왔다는 것은 나름 그 의미를 생각해 봄 직한 일이다. 1984년 출시된 뮤지컬 피델리티의 A1 인티앰프는 전 세계적으로 수십 만대의 판매고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아직까지도 중고 오디오 시장에서 간간히 핫 매물로 올라올 정도로 대 히트를 친 제품이며, CD플레이어 조차도 완전히 대중화 되지 않았던 87년에 발매된 Dialog DAC는 그 회로 자체가 지금까지도 레퍼런스 회로로 여기저기서 인용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제품이었다.
 
소출력의 소품 컨셉트의 앰프를 대대적으로 히트시키는가 하면 킬로와트 급의 몬스터 급 인티앰프를 출시하여 애호가들을 놀래키는 재주가 있는 뮤지컬 피델리티. 가장 최근에는 M 이니셜이 붙은 제품들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M6i 인티앰프는 동 가격대에서 대표적인 가성비의 아이콘으로 각인되었으며 후속작인 M6si가 그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뮤지컬 피델리티는 우리가 질감(Tonal Texture)이라 부르는 느낌에 대해 섬세한 튜닝을 아끼지 
않는 회사다. 질감은 통상 보다 살갑고 따스하며 귀 보다는 마음속 그 무언가를 움직이는 힘을 말하는데, 기계적인 정제로는 결코 달성할 수 없는 철저히 인간적 영역이다. 이제는 진부한 표현에 속하는, “바이올린 현에 송진 가루가 날리는 느낌”따위의 표현을 스펙과 테크놀로지만으로 어찌
구현할 수 있겠는가? 질감이 적절하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오디오 제품의 튜닝을 몇 번 겪어보면 뼈저리게 통감하는 부분이며 뮤지컬 피델리티의 최근 제품까지도 이 부분에 대해 상당히 선방해 왔다고 인정 할 수 밖에 없다.
 
질감이라는 요소는 일반적으로 구동력과 반비례 하는 특성이 있다. 앰프의 힘이 세질수록 질감 표현에 있어서는 불리하다는 뜻이다. 질감을 이루고 있는 요소를 굳이 언급한다면 마치 진공관과도 같은 배음과 여음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앰프의 힘이 거세질수록 이 부분은 일종의 노이즈로 간주되어 캔슬링 되기 쉽다. 때문에 뮤지컬 피델리티가 수십 년 동안 유지해 온 일관적인 질감 표현은 가치를 매길 수 있다는 것. 질감과 구동력의 밸런스는 그만큼 중요하다.

기능성 보다는 음질 본위를 강조한 올인원



 
앞서 언급했다시피, 뮤지컬 피델리티는 아날로그/디지털 양 분야를 양립하는 밸런스 잡힌 발전을 이룩해 왔다. 이쯤 되면 슬슬 예상할 수 있는 것,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통합한 그 무엇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싶은 기대감이 수면 위로 올라옴 직 하다. 단순히 인티앰프에 옵션 수준의 DAC를 끼워 넣는 수준을 기대하는 것은 물론 아닐 것이다
.
뮤지컬 피델리티에서 새롭게 출시된 M6 Encore 225는 이러한 기대에 시의적절하게 부흥하는 동사의 성실한 응답이라고 할 수 있는 올인원 인티앰프다. 현 시점에서 오디오 애호가들이 기대하는 기능을 빠짐없이 준비함과 동시에, 뮤지컬 피델리티가 지금까지 만들어온 소리, 특히 질감과 구동력 간의 중용을 제법 설득력 있게 구현했다는 느낌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제품이다.  



 
M6 Encore 225라는 제품명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제품의 베이스가 되는 제품은 앞서 언급한
M6si 인티앰프. 8옴에서 채널당 200W의 안정된 출력을 자랑하는 M6si는 역시나 서두에서 설명한 힘과 질감의 밸런스를 탁월하게 이루어 낸 수작 앰프. (본래 클라리넷 연주자였던 창업주 앤소니 마이클슨은 분명 이 제품의 개발에 있어서도 “음악다움”이라는 것을 상당히 강조했음이
분명하다. )
 
M6 Encore 225은 앰프 부분에 있어서 M6si를 그대로 적용하였음은 물론 동 시리즈 CD플레이어인 M6CD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최신 스펙의 DAC와 내장 하드디스크를 이용하는 뮤직 서버/네트워크 플레이어기능을 더한(CD리핑기능 포함), 말 그대로 하나로 모두 끝낼 수 있는 올인원 사양이다. 소비자 가격으로 환산 했을 때, 이미 여기까지 더하면 1천만원이 우습게 넘어갈 수 있는 구성이 아닐 수 없다.




 
오디오파일들이 올인원 기기를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름아닌 가격 대비 음질이다. 이는 마치 동급의 인티앰프와 AV리시버를 비교할 시에 인티앰프의 퀄리티를 우선으로 쳐 주는 개념과 동일한데, 오롯이 사운드 증폭에 사용되어야 할 예산이 상당량 다른 기능에 할애된다는 선입관이 주로 작용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때문에 M6 Encore 225에서도 정작 참신하고 유용한 기능성이 부각됨에도 불구하고 앰프 본연의 퍼포먼스를 적극 강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M6 Encore 225의 모체가 되는 M6si 인티앰프의 든든한 지원이 있는 것이다.
 
필자 또한 M6 Encore 225의 기능적 설명에 앞서 소리 그 자체에 대한 언급을 주로 하는 이유가
크게 다르지 않다. 상당한 시간 동안 이 제품을 만져보고 다양한 매칭을 테스트 해 보면서 느낀 점이 바로 “음질 본위”의 제품 컨셉임을 부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알루미늄이나 스틸 재질을 압출하여 가볍게 붙여 만든 샤시가 아닌, 마치 주물로 부어 만든 듯한 견고한 앰프 샤시의 중량감도
이러한 느낌을 더더욱 강조하는 듯 하다.

모체가 되었던 M6si와 직접 비교해보다 




M6 Encore 225의 앰프 성능을 보다 직접적으로 가늠하기 위해 필자는 기존의 M6si 인티앰프와
직접 비교 시연을 해 보았다. 동사의 M6CD가 매칭된 M6si와 M6 Encore 225를 테스트 해본 것. 케이블 류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러시아 산 체르노프 제품을 연결하였다. 테스트 스피커로는 포칼의 신형, Sopra NO.2 톨보이 스피커가 동원되었다.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노인조차도 쉽게 쓸 수 있는 다재다능함





뮤지컬 피델리티의 창업주이자 적극적인 오디오 튜닝 마니아인 안소니 마이클슨은 M6 Encore 225와 관련된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 본인은 나이도 꽤나 많이 먹었고, 무언가 디지털적인 복잡하고 정교한 감성은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컴퓨터조차도 잘 다루지 못하는 본인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올인원 앰프를 만들고자 했으며 그 결과물인 M6 Encore 225는 단언컨대 가장 사용하기 쉬운 올인원 네트워크 오디오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와이파이나 이더넷 유선 연결을 통해 바로 네트워크에 접속되는 M6 Encore 225는 물론 전용
어플을 제공한다. 아이패드 등의 타블렛 류에서 음원 라이브러리 편집을 비롯한 모든 기능을 직관적으로 손댈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M6 Encore 225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기능은 CD리핑이다. 슬롯 로딩 방식의 CD트레이에 CD를 넣기만 하면, 말 그대로 단 한 번의리모컨이나 버튼 조작도 필요 없이 CD리핑이 시작되며 모든 정보는 오롯이 하드 디스크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된다.
 
네트워크가 연결된 상태에서 M6 Encore 225는 CD의 모든 정보를 웹상에서 읽어들인 후 내장
하드 디스크에 자동으로 라이브러리를 만들어낸다. 착탈이 가능한 하드 디스크는 SSD로도 변경이 가능하여 보다 고성능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우려했던 하드디스크의 작동 소음은 거의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정숙하다. 이 밖에도 인터넷 라디오, DAC로서의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이 매우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있다.


기능은 캐주얼 하게, 음악은 진중하게

M6 Encore 225는 분명 편의성을 강조한 다기능의 인티앰프다. 하이파이 브랜드 중에서도 그 정통성에 자부심이 강한 뮤지컬 피델리티는 이 제품을 통해 디지털/아날로그 모든 분야에 있어서 자사의 정통성을 강력히 어필하려고 했음이 분명히 느껴진다. 최근 대부분의 기능성이 상향 평준화 된 하이파이 시장에서 자사의 꾸준한 앰프/디지털 소스기기 테크놀러지를 이렇듯 어깨에 힘을 빼고 즐길 수 있는 편리함으로 구현한다는 것은 일종의 여유로움마저 느끼게 한다.

소비자 가격은 한화 기준 8백만원 선으로 정해져 있다. 기존 M6시리즈의 앰프와 CD플레이어를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유저라면 이 가격이 의미하는 것이 가성비를 넘어 마치 선물과도 같은 의미임을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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