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ac Response D40
음악의 종결자, 프로악의 신작 Proac Response D40
우선 넓은 스테이지와 뛰어난 분해력으로 인해 대편성에서도 여유가 있는데, 특히 많은 악기들의 동시 재생에서도 쉽게 음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분석적인 부분과 음악적인 부분, 그리고 모니터적인 성향이 모두 반영되어 있으며, 더욱 향상된 댐핑 특성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타입으로 핸들링이 한결 수월해졌음을 알 수 있다.
프로악은 굳이 브랜드의 설명이 필요 없는 영국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스피커 전문 브랜드이다. 동사 제품의 시작은 다른 영국의 모니터 계열 스피커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BBC 방송용 모니터 스피커 납품에서 출발하였는데, 1972년 클레프 오디오로 출발하여, 1979년 프로페셔널 어쿠스틱스로 개칭하였고, 지금의 프로악은 이를 줄인 브랜드 명으로 1990년 초부터 줄곧 사용되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 각인된 프로악의 브랜드 이미지는 남성적이고, 강인한 사운드 이미지가 강한데, 그런 부분들은 이들의 초기 제품들이 워낙 쉽지 않은 매칭과 구동력으로 인해 그렇게 인식되었을 수도 있다. 제품 철학 자체가 최고급 완성도를 지향하다 보니, 유닛부터 캐비닛 공정까지 모든 부분들이 철저한 관리와 제작으로 이루어져 쉽게 저가형 제품을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이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간직한 플로어 스탠딩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캐비닛은 견고한 내부 보강과 함께 원목으로 마감되어 댐핑 향상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프로악의 제품 디자인과 사운드 성향을 살펴보면 단순히 모니터적인 성향이 아닌 프로악만의 개성과 철학으로 뭉쳐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동사의 매력에 빠져들면 쉽게 헤어나올 수 없는 중독성을 선사하며, 이로 인해 프로악을 고집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특히 레스폰스 D 시리즈의 최신 제품들은 더욱 개선된 신형 유닛들의 장착으로 과거의 단점까지 보완하면서 더욱 강력한 스피커로 탄생했다. 사운드 부분에서도 개선된 저역 응답 속도와 중·고역의 밸런스가 향상되어 기존 제품들에 비해 유연한 사운드에 접근되어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D40에 접근해 보겠다. 우선 제품의 핵심은 무엇보다 2개가 장착된 6.5인치의 미드·베이스 드라이브 유닛. 카본 파이버 울트라 파인 위브 콘으로 제작되어 더욱 빠른 반응과 쉬운 댐핑 팩터를 만들고, 넓은 주파수 대역 재생을 담당하고 있으며, 카본 파이버를 정교하게 편조 가공하여 마치 직물 타입으로 만들어져, 현재 카본 프로 시리즈에도 사용되고 있을 만큼 높은 퀄러티를 보장한다. 시청 후기에도 언급하겠지만, 넘치는 에너지와 매끄럽고 귀족풍의 중역대가 인상적이다. 미드·베이스 드라이브 사이에 설치된 트위터는 1인치 소프트 돔 트위터 유닛으로 더욱 개선된 이너 댐프와 에지 처리가 적용되어 있는데, 동사의 모든 제품에 적용된 전통적인 프로악의 상징적인 트위터로 디테일과 다이내믹이 강조된 고역 재생을 담당하고 있다. 심플한 이미지의 외관은 얼핏 보아선 밀폐형으로 보일 수 있지만, 바닥에 포트가 있는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으로 저역은 통 울림이 반영되어 있으며, 여기를 통해 하단 바닥으로 쏟아져 나오는 저역의 에너지는 결코 부족함이 없다. 앰프와의 매칭에 따른 차이는 있겠지만, 단단한 저역을 손쉽게 얻어낼 수 있다. 내부는 보강목 등을 사용하여 견고하게 제작되어 있으며, 실제 원목으로 처리된 마감으로 인해 고급스런 이미지를 갖추고 있다. 이 밖에도 HQC 크로스오버 네트워크와 프로악 특주의 무산소 동선을 내부 배선으로 사용하는 등 리스폰스 시리즈의 위치를 잘 반영해 주고 있다.
기본 스펙은 4Ω임피던스에 음압이 90dB로 제법 높은 편이며, 주파수 특성은 20Hz-30kHz로 광대역 특성을 보장하기보다는 가청 주파수 중심의 모니터 스피커 계열 특성을 유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바이앰핑을 지원한다. 첫 곡으로 퀸의 ‘Show Must Go On’을 엘튼 존의 목소리로 들어보았는데, 프레디 머큐리의 추모공연 실황 앨범의 곡 중 하나로, 우선 야외무대의 공간감이 고스란히 전달되는데, 많은 스피커들로 이 곡을 들어보았지만 유난히 깊은 무대와 넓은 스테이지는 인상적이었으며, 레스폰스 시리즈 특유의 화려하고 강렬한 고역 표현이 잘 반영되었는데, 보컬의 명료함과 호소력이 돋보였다. 이어서 피아노곡으로 글렌 굴드의 피아노 연주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어보았는데, 그의 피아노 연주에서 온기와 유연한 건반을 느낄 수 있었으며, 건반의 터치 강약 느낌이 사실적이고 훌륭했다. 연주가 진행될수록 그의 허밍이 과감하게 표현되어 들리는데, 여유와 함께 음유시인의 느낌이 반영되었으며, 피아노 현의 느낌도 함께 강조되어 피아노의 타악기적인 느낌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스윙재즈곡으로 딕 하이먼의 ‘You're Driving Me Crazy’를 들어보면 적극적이며, 과감한 재즈의 리듬을 만끽할 수 있다. 트럼펫과 드럼의 심벌, 탐, 킥이 모두 사용되는 현장의 분위기는 작은 무대라기보다는 스테이지가 넓게 표현되어 있다. 음장감이 뛰어나고, 표현들이 부족함이 없으며, 중·고역의 적극적인 표현들이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각 악기들의 움직임이 잘 드러난다. 시원한 고역은 트럼펫이 유난히 강조되었는데, 활발하고 경쾌한 리듬감이 표현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스윙재즈 특유의 발랄함이 돋보인다,
대편성으로 베토벤 교향곡 5번 4악장을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지휘한 빈 필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넓은 스테이지와 음장감은 4악장의 웅장함을 표현하기에 적절했고, 빠른 반응은 악기들의 움직임이 유난히 많은 4악장의 주제 파트들을 유감없이 재생해 준다. 유난히 돋보이는 음의 분해력과 과감한 고역의 울림들은 화려한 금관악기들과 세밀한 바이올린이 어우러져, 어두운 운명이라기보다 밝고 활달한 4악장을 들려주었다.
전체적인 사운드 특징을 정리해 보면 우선 넓은 스테이지와 뛰어난 분해력으로 인해 대편성에서도 여유가 있는데, 특히 많은 악기들의 동시 재생에서도 쉽게 음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분석적인 부분과 음악적인 부분, 그리고 모니터적인 성향이 모두 반영되어 있으며, 더욱 향상된 댐핑 특성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타입으로 핸들링이 한결 수월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프로악 특유의 개성이 반영된 고역의 강렬함과 화려함을 통한 다이내믹하고, 역동적인 사운드 성향은 매력적이며, 이런 중독성 강한 중·고역의 표현들은 과연 프로악의 진면목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들려주었다.
최근 필자 개인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프로악 제품들에 대한 이미지는 과거의 부족한 음악적인 요소들과 차가운 이미지 탓에 불만족스러웠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그리고 레스폰스 D40은 성능·사운드·디자인의 3박자를 모두 조화롭게 갖춘 동사를 대표하는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로 아무리 칭찬을 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월간오디오 장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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