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5일 금요일

[B&W] 803 Diamond 새로운 진화를 맞이하라...

B&W의 새로운 진화를 맞이하라
B&W 803 Diamond
_글 나병욱 (월간 AUDIO 2010.09)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교향곡 제 2악장에서 묵직한 저음 선율을 받아주는 하프의 음이 산뜻하고, 볼륨이 점점 커지면서 리스닝룸을 곽 채우는데도 음은 자극적이지 않고 앙상블은 자연스럽게 유지된다. 왈츠의 리듬에서 잘 추는 무희를 연상시키듯 발의 스텝이 경쾌하고 긴 드레스가 마루 바닥을 스치며 물 흐르듯 미끄러지는 것을 보는 듯 어깨가 들썩인다.

B&W 매트릭스 801 스피커를 1990년대 초반 어느 오디오 가게에서 보게 되었다. 직사각형의 상자나 정전형 스피커만을 보아왔던 필자에게는 다소 생소한 모습으로 호기심이 발동했다. 노란색의 스코커 유닛도 그렇고, 눈사람의 머리처럼 위에 있는 독립된 상자, 그리고 또 그 위에 얹혀 있는 트위터는 필자로 하여금 이상하게 생겼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주인의 말에 의하면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최고의 스피커 시스템이라고 한다. EMI, GRP, 데카, CBS 등 수많은 곳에서 사용하는데, 이 스피커만 있으면 이제 스피커는 신경 안 써도 된다며 높치면 후회할 것이 라고 했다.

본지 평자이신 S선생께서 얼마 뒤 이 801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들을 수 있었지만 어쨋든 B&W 스피커는 필자와 이렇게 첫 대면을 하게 되었다.

그 뒤 노틸러스 801 스피커를 보면서 스피커가 이렇게 진보해 나가는구나 하고 느꼈고, 주문 생산한다는 달팽이 모양의 오리지널 노틸러스를 보면서 미래 지향적이라는 B&W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평소에 필자는 오디오 중에서 스피커 시스템은 앰프나 여타 기기에 비해 변화될 곳이 별로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앰프나 CD 플레이어 등은 많은 소자들로 구성되어 있어 변화시킬 수 있는 곳이 많은 반면, 스피커 시스템에서는 몇 개의 유닛과 상자, 그리고 패시브 네트워크에 사용되는 몇 가지의 소자만으로 큰 폭의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무지는 당시로는 적지 않은 천만원 이상의 돈을 스피커 유닛 비용으로 날리게 되고 말았지만,,,,)

한데 B&W에서는 계속해서 뉴스거리가 될 만한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었다. 달팽이 모양의 오리지널 노틸러스에서는 우퍼가 채용된 3m나 되는 달팽이관 모습의 긴 튜브를 통해 폭넓은 저역을 실현했고, 트위터에 테이퍼링 튜브 디자인이라는(관구경이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설계로 유닛 뒤에서 발생하는 음을 자연스럽게 소멸시키는 방법을 개발한다. 이후 800D 시리즈에서는 트위터에 고가의 다이아몬드 유닛을 채용하여 음을 들어본 마니아들을 당황하게 하였고, 패시브 네트워크에 문도로프의 실버와 골드 캐패시터를 채용하는 등 진화는 멈추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800 시리즈 다이아몬드라는 시리즈로 마니아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다.

800 시리즈 다이아몬드는 800. 802. 803. 804. 805. HTM2. HTM4 등 7 제품 전체에 다이아몬드 돔, 노틸러스  테이퍼링 튜브 디자인, 트위터 온탑 지오 메트리 기술이 채용되었다고 한다.

이번에 시청하게 된 B&W 803 다이아몬드 스피커는 800 시리즈 다이아몬드에서 3번째에 속하는  스피커로 트위터에 역시 다이아몬드 돔 진동판에 노틸러스 테이퍼링 튜브 디자인에 4개의 마그넷으로 새롭게 제작된 유닛이 채용되었다. 803에서는 우퍼와 미드레인지를 한 인클로저에 담았는데 케블라 미드레인지 유닛에서는 종전 사용하던 페라이트 마그넷 대신 새롭게 제작된 네오디뮴 마그넷 2개를 서로 마주보게 하여 혼변조 발생을 최소화 시켰고 원형 충격 흡수체 FST를 채용, 케블라 진동판의 특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페이즈 플러그의 소재를 알루미늄으로 바꾸어 성능을 한 차원 높였다고 한다.

우퍼는 3개가 채용되었는데 전에 사용하던 로하셀 진동판은 그대로이지만 보이스 코일의 구경을 좀더 크게 하고 페라이트 자석 대신 네오디뮴 자석으로 듀얼 마그네틱 방식으로 새롭게 바꾸었다. 때문에 패시브 네트워크의 설계를 간결하게 할 수 있었고 간결해진 만큼 우수한 음질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인클로저 내부에 B&W의 특허이기도 한 매트릭스 구조의 설계가 채용되고 있으며, 전면 배플 우퍼 바로 밑에 위치한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도 디스토션을 최소화시키는 B&W의 독특한 설계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WBT의 단자를 사용했었지만, 이번에는 자사에서 제작한 OFC 재질로 된 바인팅 포스트 단자가 사용되었다. 주파수 응답은 35Hz 에서부터 28kHz이고,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350Hz-40kHz로 다이아몬드 트위터트는 4kHz 이상의 주파수를 담당하는데, 트위터로는 대단히 넓은 대역을 커버하고 있는 특별한 트위터라 할 수 있겠다. 인클로저의 마감도 광택이 좋은 검은 피아노 마감으로 되어 있어 한층 품위를 느끼게 해준다.

시청에는 오라클 CD2500 MK3 CD 플레이어에 에어 타이트의 ATC-3 프리앰프와 역시 에어 타이트의 ATM-1S 파워 앰프를 사용했다. 제인 몬하잇(Jane Monheit)이 부르는 'Over the Rainbow'를 들어보았는데 맑고 청아한 그의 목소리는 가을하늘처럼 깨끗하고 초점이 잘 맞게 촬영된 풍경사진을 보는듯 발음도 명확하고 반주와의 앙상블도 일품이었다. 고역에서의 잔향이 자연스럽게 펼쳐지고 사라지며, 매끄럽고 품격 있는 목소리는 들을수록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제 2악장에서 묵직한 저음 선율을 받아주는 하프의 음이 산뜻하고, 볼륨이 점점 커지면서 리스닝룸을 꽉 채우는데도 음은 자극적이지 않고 앙상블은 자연스럽게 유지된다. 왈츠의 리듬에서 잘 추는 무희를 연상시키듯 발의 스텝이 경쾌하고 긴 드레스가 마루 바닥을 스치며 물 흐르듯 미끄러지는 것을 보는 듯 어깨가 들썩인다. 첼로의 멜로디에 경쾌하면서도 무게가 실리어 기분 좋고 바이올린의 찰현음은 밀가루를 만지는 것이 아니라, 아주 곱게 빻아 놓은 찹쌀가루를 손바닥으로 문지르고 있는 듯 약간은 깐실한 듯 하지만 그 촉감이 기분 좋은 것처럼 그렇게 다가온다.



그리고 고역에서는 막힌 코가 뚤릴 때의 기분처럼 마음이 후련하게 느껴진다. 과하지 않게 풍성한 콘트라베이스의 음에는 밀도감이 좋으며 무게중심이 잘 잡혀 있는 음으로 음정이 정확하게 감지된다. 중간에 간간히 들리는 관악기들의 울림에 온도감이 따스하고 멜로디를 맡은 플루트의 음에는 빤작이는 광채를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상쾌한 분위기로 변한 리스닝룸의 온도가 가을처럼 적당히 시원해지고 클라리넷 듀엣의 멜로디에 평화가 묻어나오는 듯 마음이 행복해진다.

모노로 녹음된 아트 블래키 퀸텟의 'Once in a While'에서 클리포드 브라운이 연주하는 트럼펫의 리얼함은 현장 녹음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나서 재즈다우며 힘이 실린 그의 트럼펫 톤에 열정이 가득 담겨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오래된 녹음이라서 녹음 상태가 좋을 수는 없지만 거친 듯한 재즈 트럼펫의 임프로바이제이션(Improvisation)은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아트 블래키의 드럼은 어찌보면 오버하고 있지 않나 생각될 때도 있지만 이내 솔리스트와의 대화로 주고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손님들의 잡음과 기침 소리 등 리얼함은 특별한데 콘트라베이스의 음에서는 녹음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어 옥에 티였다.

3번에 녹음된 'Quicksilver'에서 루 도널드슨의 알토 색소폰은 에지가 서 있는 음으로 들리지만 현란한 테크닉과 텅잉 등 그만의 애드리브 가락에 리듬이 함께하고, 시원하게 뿜어내는 호흡에서 그가 왜 유명한 재즈 아티스트인지를 말해주는 듯한 사운드이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B&W 803 다이아몬드 스피커는 시청하는 동안 비교적 음악의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음악을 무난하게 울려주는 스피커란 느낌을 갖게 해주었다. 관심을 가져도 좋을 만한 좋은 스피커이다.

B&W 803 다이아몬드 상세스펙

 구성  :  3웨이 5스피커
 인클로저  :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  우퍼(3) 18cm 로하셀콘
 미드레인지 15cm 케블라콘
 트위터 2.5cm 다이아몬드 돔
 재생주파수대역  :  28Hz - 33kHz(-6dB)
 주파수 응답  :  35Hz - 28kHz (±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  350Hz ,  4kHz
 임피던스  :  8Ω , 3Ω (최저)
 출력음압레벨  :  90dB - 2.83V/m
 권장 앰프 출력  :  50 - 500W
 크기(WHD)  :  30.6 x 116.4 x 45.7cm
 무게  :  4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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