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미디어의 재생 환경과 플랫폼이 PC와 미니 기기로 통합되고 있다. 어차피 여기서 말하는 미니 기기도 PC OS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가히 PC가 모든 멀티미디어 환경을 통합하고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PC용 스피커와 하이파이용 스피커와의 벽은 분명히 존재했었다. 그것도 맞은편이 아련히 보이지 않는 강줄기처럼 그 간격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정도로 큰 차이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그 벽이 서서히 모호해지고 있다.
PC용 스피커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브랜드에서도 소위 고급 멀티미디어용이라 해서 고급 제품들을 선보이는가 하면, 하이파이 스피커 브랜드에서도 멀티미디어용 스피커 시장에 욕심을 내면서 소형 액티브 스피커들을 출시하고 있다.
PC용 스피커 시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스피커 내부에 앰프가 내장되어 있는 것이 기본이었지만, 하이파이계에서는 앰프가 스피커와는 따로 분리되어서 스피커 케이블이 연결되는 것이 기본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PC와의 간편한 연결과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스피커에 앰프가 내장되어 있는 액티브 스피커가 유행하고 있는 것, 거기에 지원되는 인터페이스는 최신일수록 안성맞춤이다.
그렇게 해서 PC 환경과 최대한 잘 어울릴 수 있는 스피커는 어떤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하이파이계에서도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런 과정을 통해 여러 브랜드에서 자사의 로고를 새겨 넣은 소위 액티브형 멀티미디어 스피커들을 내놓음으로써, 제작사들 입장에서는 뭔가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것 같은 기대감 속에 각 제품별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전초전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하이파이 스피커계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국의 B&W에서도 PC 기반 전용의 앙증맞고 예쁜 디자인의 멀티미디어용 액티브 스피커인 MM-1이라는 제품을 내놓았다.
MM-1은 먼저 한눈에 반할만큼의 고급스러우면서도 전형적으로 딱 책상이나 테이블에 어울릴만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일단 디자인에서부터 기존 북쉘프 스피커들과 차별화를 시켰으며, 최근의 멀티미디어 장비들과 디자인적, 인테리어적으로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다.
너무 크지도 않고 너무 작지도 않은 사이즈로, 노트북을 예로 들자면 노트북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열면 딱 그 높이와 맞는 정도의 사이즈이다. 몸체를 형성하고 있는 소재는 대부분 플라스틱이지만, 단순히 두드리면 빈 소리가 나는 플라스틱은 아니며, 내부가 꽉 차게끔 설계가 되었고, 상단과 중간 중간에 두터운 알루미늄을 섞어서 세련미를 살렸다.
이 제품이 아무리 스피커라지만, 음질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인터페이스적인 부분과 편의성이다. 편리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스피커인 만큼 그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다. MM-1은 기본적으로 컴퓨터와는 USB로 연결된다. 내부에 DAC가 장착되어 있어서 기본적으로 PC와 함께 USB 케이블을 연결하는 순간 1초 만에 음성 신호가 인식되어 소리가 재생된다. 그리고 별도의 제품 설치를 위한 드라이버나 소프트웨어를 설치 필요는 없다.
그리고 스피커의 측면에는 3.5mm 미니잭 형태로 헤드폰 연결 단자와 외부 아날로그 입력 단자가 있어서 편리하게 다른 오디오 장비나 멀티미디어 장비의 음성 신호를 연결해서 입출력이 가능하게끔 디자인되었으며, 측면의 알루미늄 부분에는 볼륨 조절 버튼도 +/-로 준비되어 있다.
특히, 고급스럽게 제작된 원형의 리모컨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재미있는 리모컨은 볼륨 조절만 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에서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할 때, 이 리모컨을 이용해서 간편한 재생, 정지, 곡 넘기기 등의 조작이 가능하다.
기술적으로 어떻게 구현이 되는지 까지는 알 수 없지만, 스피커와 함께 제공되는 리모컨으로 컴퓨터상에 실행되고 있는 미디어 재생기의 간편 기능까지 조작이 된다는 점은 상당히 구미는 당기는 점이 아닐 수 없다.
어떤 형태로 제작된 스피커일까? 과연 B&W가 PC용 스피커를 만들면 어떻게 나올까? 거의 대부분의 다른 스피커 브랜드의 경우는 그냥 기존에 존재하던 북쉘프 스피커의 내부에 앰프 모듈을 집어넣고, 후면에 입력단자를 배치하는 것만으로 액티브 스피커의 구조를 완성시켰다. 그러나 B&W에서 만든 MM-1은 뭔가 다른 모습이다. 그리고 기술적으로도 충분히 멀티미디어 전용 스피커다운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자주 듣는 말 중에 데스크파이(Desk-Fi)라는 말도 자주 이용되고 있는데, 데스크파이란? 책상 위 음악 감상 시스템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책상 위에서 PC를 이용하며 음악을 듣는 환경의 경우는 몇 가지 전형적인 하이파이 환경과 다른 점들이 있다. 니어필드 리스닝 환경이라는 말도 있는데, 데스크파이 환경이라면 심지어 니어필드 환경보다도 더 가깝고 좁은 환경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실상 기존 하이파이용으로 이용하던 스피커들을 책상에 놓고 이용하다 보면 첫 번째로 음상이나 스테이지의 형성이 넓게 됨으로써 그 음상 포인트 내에 청자의 얼굴이 포함되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한마디로 스피커가 무대감을 만들어 놓으면 그 사운드는 최소한 한두 걸음 뒤로 물러서서 감상해야 정확한 음상 포인트라는 것이 잡히게 되는데, 데스크파이 환경에서는 그 청취거리가 너무나 가깝다보니 그 음상 포인트를 못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말 중에, 스피커에서 재생되는 소리가 다 머리 뒤로 넘어가 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직접적으로 귀로 들어오는 일부 고음들만 단조롭게 들릴 뿐, 중음이나 저음의 경우는 정확하게 못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스피커의 유닛 사이즈가 4인치가 넘어가면서부터 더욱 더 심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하이파이용 북쉘프 스피커를 데스크파이용으로 사용했을 때, 극복할 수 없는 일부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B&W의 MM-1은 이러한 문제점을 기술적으로 해결한 스피커이다. 바로 원통형으로 생긴 인클로저 전체를 마치 악기처럼 저음 울림통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덕트가 없는 밀폐형으로 제작한 것이다.
이렇게 설계를 함으로써, 이 스피커는 크기는 작지만 마치 밀폐형 서브우퍼와 같은 작동을 하게 했다. 바로 직진성이나 방향성이 없는 서브우퍼처럼 작동이 되는 것이다. 이 말이 어떻게 이해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 말은 앞서 설명했던 북쉘프 스피커의 소리가 시청거리가 짧으면 그 소리들이 머리 뒤로 넘어가 버리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감상자의 바로 앞에서 뭔가가 떵! 떵! 하고 울리는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 결과, 이 스피커를 처음 받아들고 눈으로만 봤을 때는 저음의 깊이감이나 두께감이나 밸런스감은 기대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재생해본 느낌은 그와는 정반대의 느낌이다. 중저음의 울림이나 깊게 때려주는 느낌도 제법 힘차다고 느낄 수 있으며, 데스크파이용 스피커치고는 저음의 발생량도 준수해서 전체 대역 밸런스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중고음의 느낌은 어떨까? 외부적으로 확인은 되지 않지만, 이 작은 스피커에도 B&W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기술이 적용되었다. 바로 트위터 유닛에 적용된 튜브 로딩 테크놀로지다.
트위터의 진동판에서 발생되는 필요 이상의 난반사와 공진을 억제하기 위한 튜브를 장착함으로써 작은 스피커이면서 유닛 구성이 보이지는 않지만, 이 작은 스피커에서도 B&W 특유의 너무 얇지 않으면서도 중역에 약간의 두께감과 부드러운 듯, 섬세한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중고음의 느낌은 격렬하고 화려하게 뻗는 느낌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오히려 그러한 얇고 째지는 사운드보다는 훨씬 하이파이적으로 들리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있는 것 같다.
고급 토털 멀티미디어 스피커라는 기준에서 봤을 때, B&W MM-1은 하이파이 전문 브랜드가 차별화를 위해 제작한 멀티미디어 PC용 스피커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해 좋은 모범사례를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정말 보기와는 사뭇 다른 소리를 내준다. 그러나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스피커는 일반적으로 PC에 마땅히 단순한 PC용 스피커를 붙이기는 싫고, 그렇다고 앰프를 별도로 연결하면서까지 전문 브랜드의 북쉘프 스피커를 사용하기는 너무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고급 유저들에게는 가격대비 불만이 없을 수 있다.
그렇지만, 기존의 PC용 스피커 유저들에게는 이 스피커의 가격은 상당히 제법 비싼 가격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인터페이스적인 부분에서 특별한 불편함은 없다지만, USB 단자나 별도의 인터커넥터 케이블이 연결될 수 있는 아날로그 AUX단 등을 외부에 잘 보이도록 배치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홈오디오계의 최고 네임 밸류를 구가하고 있는 B&W의 알루미늄 로고가 멋지게 박혀있는 멋진 디자인의 USB 입력이 가능한 액티브 스피커를 100만원 미만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상당히 멋지고 구미가 당기는 일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이 스피커가 다른 액티브 스피커들과 다른 점이라면 역시나 B&W 고유의 중고음 특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는 점이며, 단일 서브우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음으로써 책상에서 감상하더라도 소리의 정확한 윤곽감이나 무대감, 스테이징 등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멋진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만듦새, 그리고 오리지널 B&W라는 네임 밸류, 그리고 특화된 사운드라는 점에서 이 제품의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고 본다. B&W에서 이 제품뿐만이 아니라 이제는 헤드폰도 생산을 하던데, 거대 조직 B&W의 멀티미디어용 소형 제품 시장에서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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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MM-1 *B&W MM1 액티브 USB 스피커 PC-FI | ||
B&W MM-1 사용자에서 리스너로, Hi-Fi 데스크탑 PC에 딱 맞도록 축소되어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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