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7일 목요일
[Dynaudio]다인오디오 Evidence Temptation-전편 에비던스 마스터의 능력을 뛰어넘는 후계자
전편 에비던스 마스터의 능력을 뛰어넘는 후계자
만일 어떤 영화에 푸욱 빠졌다면, 이어지는 후속 편은 두 배의 흥미를 느끼게 된다. 전편과 이어지는 비슷한 주제를 가지고 동일한 배우들이 또 다른 새로운 모험을 펼칠 것을 생각하면 안달로 몸살이 날 지경이다. 게다가 첫 번째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경우라면, 제작사가 전편보다 더 잘 만들려는 의욕에 가득차 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에비던스의 신작 템테이션의 흥행은 어떠할까.
다인오디오사의 최고의 간판급 모델인 에비던스 마스터(Evidence Master)를 정리한 내 감상실의 빈자리를 메꿀 수 있는 후속 모델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심정으로 어비던스 템테이션(Evidence Temptation) 스피커 시스템을 찾았다. 에비던스 마스터는 한 쌍 가격이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인 85,000불에 달하고 8-드라이버에다 지금껏 내가 들어본 것 중 최상의 사운드였다.
전무한 찌그러짐 현상, 역동적인 음압, 근접 또는 원거리를 막론한 음의 초점감, 그리고 깊고 넓은 음역별 음향 효과 면에서는 단연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게다가 듣는데 피로감이 전혀 없었고, 저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법도 없었으며, 다양하고 복잡한 음색들이 서로 마구 뒤섞이는 현상도 없었다. 시험용 감상실에 앉았던 존 애킨슨은 에비던스 마스터가 뛰어난 성능과 놀라울 정도로 평탄한 원거리 주파수 응답 특성, 그리고 탁월하게 제어된 수직 전파 특성과 깔끔한 잔향 및 잔잔한 여운을 느끼게 하는 명품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존은 에비던스 마스터야말로 대형 스피커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놀라운 시도라고 결론 내렸다. 이 같은 마스터의 선례를 따르고자, 템테이션은 고출력, 낮은 음색 변형, 정교한 저음 응답 특성, 낮은 공명, 탁월한 레스폰스, 넓은 다이내믹 대역, 낮은 왜율 및 제어된 수직 전파 특성을 두루 갖출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정확히 어느 정도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모든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는 마스터와 뛰어난 성능은 제품을 미세하게 조정하고 정밀하게 조립하는 수작업에 들어가는 시간의 분량과 깊은 상관이 있어 보인다.
들은 바로는 미드레인지/트위터의 방음판, 미드레인지만의 하우징이나 캐비닛 연결 트랙 및 기판을 CNC 선반으로 가공하는 데만도 각각, 최소 한 시간 이상을 소요한다니 이렇듯 일손이 많이 가는 수작업 방식으로 다인오디오사가 일년에 생산할 수 있는 마스터 스피커 대수는 고작 75조에 불과하다고 한다. 템테이션의 경우, 회사는 과거 마스터를 생산했던 기술적 경험을 활용하여 보다 경제적으로 설계했으며, 연간 생산량 목표를 300∼400조로 잡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다인오디오사는 마스터가 지녔던 최고의 기술 수준과 음악적 신비를 보다 가격이 저렴한 모델인 템테이션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었을까? 다행히도 해답을 찾아 내는데 오랜 시일이 걸리지는 않았다. 2001년 동계 CES에 다인오디오사가 한 조에 3만불인 템테이션 모델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새로 나온 템테이션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다가왔을 때 나는 템테이션이 마스터의 후속 모델로서 손색이 없을 만큼 유사한 성능과 출력을 갖추기 위하여 제조회사가 최대한 안간힘을 썼을 것이라는 기대하에 주저 없이 이 기회를 잡아보기로 했다.
설계
언뜻 외관만 보면, 템테이션은 마스터와 너무나 흡사하다. 두 모델 모두가 폭이 좁고 키가 훌쩍 큰 기둥 모양이고, 3∼14m 거리에서 들었을 때 마루에 부딪치는 반사음을 최소화해 음의 수직 전파 특성이 매우 뛰어났다. 우퍼만 제외하고는 28mm의 소프트 돔트위터 2개와 152mm의 폴리프로필렌 미드레 인지 드라이버들이 CNC로 가공된 40mm두께의 알루미늄 방음판에 MTTM구성 방식으로 대칭 배치되어 있었고, 역 구도적으로 배치된 두개씩의 우퍼 스피커 캐비닛들이 이를 상하로 감싸고 있었으며, 캐비닛에는 각각 100mm 리어 포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모든 스피커 캐비닛들의 한 변은 444mm로 바닥에 높낮이 조절 장치와 내부가 스파이크로 조립된 정방형의 대형 철판 받침대가 받치고 있었다. 맨 하단 우퍼 캐비닛 뒷면에는 매우 튼튼하고 정교하게 가공된 금장 스피커 케이블 연결 단자가 특수 스페이드와 함께 장착되어 있다.
템테이션과 마스터의 크로스오버들은 모두 폴리프로필렌 컨덴서와 오차 범위가 1%미만이 되도록 손으로 감은 굵은 복수 권선의 에어 코어(air-core)형 인덕터 코일을 사용하고 있다. 저항은 비압착형으로서 인덕턴스와 캐패시던스의 값이 매우 낮고 고열에 대한 안정성이 높은 권선형을 사용하였다. 모든 부품들은 다층의 유리 섬유로 된 인쇄 회로기판과 굵은 동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울러 모든 내부 배선도 고순도의 크리스탈 정합형 무산소 은도금 동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드라이버는 마스터를 판매한 6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된 것이다. 28mm의 소프트 돔트위터는 티타늄 선으로 된 가드가 보호하고, 40mm 두께의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든 전면 패널에 장착되어 있으며, 보이스 코일은 자성 유체 냉각방식(magnetic fluid cooling)을 채택한 순 알루미늄으로 만들었으며, 노출형 폴 피스(vented pole piece)가 있고, 후면 챔버는 높은 열 발산 효율을 가진 알루미늄 합금으로 되어 있는 고감도 제품으로서, 72mm의 강력한 네오디뮴 마그네트를 장착하였다.
152mm 미드레인지는 한 장으로 사출 성형된 폴리프로펄렌 콘지에 38mm의 순 알루미늄 보이스 코일을 사용하였다. 172mm의 우퍼 4개는 사출 성형된 폴리프로필렌 콘에다 75mm의 순 알루미늄으로 된 보이스 코일을 사용하였으며, 고감도 특성을 위하여 많은 양의 네오디뮴 마그네트 재질을 사용하였다 만일 템테이션 모델이 마스터 모델과 동일한 외관에 동일한 드라이 버들을 사용했다면, 다인오디오사가 템테이션의 가격을 한 조에 무려 55,000불이나 낮출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첫째, 무엇보다도 템테이션의 캐비닛들은 모듈형이 아니라 모두 공장에서 접착제로 일체형으로 붙인 것이다. 따라서 마스터에서 사용된 van den hut 결선이 불필요하다. (에비 던스 마스터를 주문했을 때는 8개의 개별 상자로 배달된 반면 템테이션은 두 개의 기다란 나무 상자로 배달된 것은 바로 이 까닭이다). 하지만 CNC 선반으로 가공된 알루미늄 섹션들을 일부 공용하고 있는데, 일체형으로 된 미드레인지와 트위터용 방음판과 가변형 받침대용 스파이크가 바로 그 예이다.
템테이션은 마스터에 비해서 받침대를 포함한 크기까지 해서 전체 높이도 약간 낮고 (1993mm : 2049mm), 폭도좁으며 (200mm : 241mm), 깊이도 얕을 뿐 아니라 (490mm : 579mm), 중량도 가볍다(112kg : 134kg). 템테이션의 베이스 쳄버 용적도 작고 (상하부 쳄버를 합산할 경우 64ℓ, 106ℓ), 템테이션의 폴리프로필렌 우퍼 크기도 약간 작다 (직경 177mm : 203mm). 전압 감도도 낮고 (90dB : 92dB/2.83v/m), IEC 기준의 장시간 출력 용량도 낮다 (500W : 600W). 두 모델 공히 5웨이 시스템에서 일차슬로프를 이용하고 있지만 템테이션의 크로스오버 주파수 (300Hz, 500Hz, 2.37KHz, 8KHZ)는 마스터의 크로스오버 주파수(250KHz, 400KHz, 2.5KHz,7,5KHz)와는 약간 다르다. 스피커 전체 주파수 대역에 걸쳐 균일한 수직 전파 특성을 갖게 하기 위하여 5웨이 시스템을 사용한 점은 같지만, 에비던스마스터에만 임피던스 보정 크로스오버가 있다는 부분이 다르다.
그러나 두 모델의 구조상 품질은 동일하다. 템테이션에 사용된 새눈 모양의 단풍나무 베니어판은 마스터와 마찬가지로 매우 아름답다. 정교하게 기계로 가공한 중앙 섹션의 전면 방음판이나 우퍼를 약간만 대칭되게 배치한 것이라든가, 가변형 높이 조절장치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세부적인 곳까지 구석구석 신경을 쓴 제품임에는 틀림없다. 게다가 각종 부속품들의 마감 상태를 보면 가히 캐비닛 제조회사의 최상급 제품임을 인정하게 된다. 다만 템테이션은 전체적으로 우아한 시각적 효과를 나타내고 크기가 약간 작아 거실용으로는 오히려 더 적합하다고 하겠다.
스피커의 설치 위치 결정
템테이션을 집으로 배달받은 날은 어느 금요일 오후였다. 볼트로 단단히 조인 7자나 되는 기다란 나무 상자 두 개가 운송 트럭에서 미끄러져 내려 왔다. 이들 상자와 함께, 쇠와 MDF 합판으로 된 받침대가 들어 있는 나무 박스와 서류가방 모양의 종이 상자에든 공구함이 같이 도착했다.
다인오디오사의 CEO인 에렌홀츠(Wilfried Bhrenholz)와 다인오디오 북미 사무소의 마이크도 우리 집에서 함께 물건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6각 렌치로 밑 받침대를 조립하였다. 마이크는 받침대의 높이를 63mm 더 높여서 전체 스피커의 높이를 그 만큼 높임으로써, MTTM의 중심 부위의 소리가 듣는 사람의 앉은 키에 알맞도록 조정했노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기다란 템테이션 스피커 본체를 벽에서 56cm 떨어진 곳에 2m간격으로 세웠다. 그리고 나서 그는 공구 상자에서 수평 레벨을 꺼내어 상단의 베이스 캐비닛 위에 올려 놓고 받침대의 네 모서리에 있는 높이 조절용 나사를 사용하여 정확하게 수평을 잡아 주었다.
다음으로, 스피커의 위치를 세밀하게 조정하기 위하여 감상실 방의 한쪽부터 모든 가구를 하나씩 들어냈다. 그리고는 꺼냈던 가구들-대리석 책상, 천을 씌운 의자 네 개, 그리고 양탄자 등을 다시 제자리로 갖다 두면서 스피커의 음질이 최적 상태를 유지하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양탄자를 몇 자 뒤로 물려서 스피커를 마루 바닥에 직접 세웠다.
다시 한 시간 가량 여러모로 수신검사를 한 후에, 그는 스피커를 뒷면 벽에서 12cm, 측면 벽에서 1m씩 띄우고 스피커 간격은(트위터 중심선 기준으로) 2m로 유지하였다. 그리고 스피커의 각도를 약간 틀어서 좁은 감상실의 전체 길이에 사운드 초점을 맞추었다. (참고로 내 방은 길이가 26자, 폭이 13자, 높이가 12자 크기이고, 천장은 반 성당식 모양이며, 스피커 반대편 벽은 8자x4자 문을 통해서 25자x15자 주방과 연결되어 있다. )
템테이션은 비록 마스터보다는 낮지만 전압 감도가 높다. 만일 250W급인 마크레빈슨의 No.334나 1200W급인 크렐 FPB 600c 스테레오 앰프 혹은 954W급 Bryston 7B-ST모노 블럭에 4W 부하로 연결해본 결과 엄청난 출력이 나왔다. 각 앰프별 고유한 음색이 살아났는데, ML의 No.334는 투명하고 달콤한 음색을, Krell은 딱딱하고 박진감 있는 음색과 강력한 저음을, 그리고 Bryston은 중량감 있는 저음과 다른 앰프에 비해서 가장 밝고 딱딱한 고음 음색을 여실히 드러내었다
ML No.334에 템테이션을 물린 후 앞 부분 2 채널을 이용하여 멀티채널 SACD 플레이어를 검토해보았다. 근거리 (9자), 원거리 (18자), 위상, 채널별로 음질을 비교해 보았고, 푸른색 빌로드 천을 씌운 4개의 대형의자 방향을 바꾸어 가면서 음감과 음향의 차이를 비교해 보기도 했다. 그 결과 천을 씌운 4개의 의자들을 감상 지점에서 멀리하고 또 가까이에 있는 책상을 담요로 덮었을 때에 음감이 안정화되고 또 좋은 음질을 느낄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나중에는 템테이션을 Krell의 FPB 600c앰프에 연결한 후에, 스테레오 파일의 시험용 CD 3번(STPHO06-2)을 사용하여 저주파수 진동음을 서서히 높여가며 시험해 보았다. 감상실에서 템테이션의 초저음 출력은 40Hz 이상은 평탄하다가 35∼25Hz 범위에서 4dB만큼 서서히 감소한 후 그 이하에서는 반전되지 않고 가파르게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1m 거리에서 템테이션의 아래쪽 트위터의 위치가 귀 높이보다 5cm에 더 높지 않았지만, 그 정도 거리에서는 앉으나, 서거나 또는 걸어 다니거나 핑크 노이즈(PiRk NOiBe)가 계속 귀에 거슬렸으나 원거리 검사에서는 들리지 않았다. 내 방에서 템테이션의 MTTM값-아래쪽 트위터에서 바닥까지의 거리-은 마스터의 MTTM값보다 l0cm가 낮았다. 설치 검사와 음질 검사 중에 우퍼 커버를 벗기지 않고 내버려 두었는데, 이는 300Hz 미만의 주파수에서는 그릴이 사운드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결론
황홀경에 빠진지 몇 달이 흐른 지금, 다인오디오의 에비던스 템테이션이야 말로 훨씬 더 비싼 에비던스마스터의 후속 모델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고 결론 짓기에 이르렀다. 템테이션은 마스터의 뛰어난 외관, 놀라운 음질, 저음 특성, 넓은 음역, 음원별 고음 이득 문제의 해결, 투명한 고음 음질 등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에비던스 마스터보다 실내에 더 적합하다. 그리고 마스터에 비해서 무게는 84%이지만 가격은 35%에 불과하므로, 거실에 더 알맞을 뿐 아니라 충분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애호가들에게 더 적합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아무리 최고급 오디오라고는 하지만, 템테이션의 가격은 여전히 비싼 편이다. 이제 그 정도의 대가를 지불하고도 템테이션의 최고 경지의 사운드를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독자 여러분의 각자 판단에 맡기려 한다. 여러분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이냐를 불문하고, 나로서는 일단 이 스피커를 한 번쯤 시험삼아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래야만 후속편이 전편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다는 내 말에 공감할 수 있는지 알게 될 터이니 말이다.
모든 물량과 기술적 노하우를 총 동원하여 제작된 현대 첨단 스피커로 다인오디오 특유의 음빛과 투명성을 열심히 표현해 주는 아름다운 작품이라 말하고 싶다. 그 덩치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좁은 실내 공간에서도 세팅에 큰 무리가 없도록한 다인의 배려가 무척 사려 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흠을 잡을래야 잡을 수 없는 최종 마감의 정밀성, 이것이 무척이나 탐났던 순간이었다. 이런 정신이 우리의 마음에, 우리의 제품에 스며들게 하는 무슨 방법이 없을까! 하루 내내 설레이기만 한 하루였다.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