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7일 목요일

다인오디오 포커스220(Focus 220) 스피커 리뷰

 최근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팟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하이파이 애호가에게 요즘의 음향 재생 환경은 생게망게한 것이 사실이다 클래식, 재즈, 팝, 국악 등과 같은 다양한 음악 장르를 소화해 내기도 더넘스러운데, 온갖 지적인 음향 효과가 담긴 영화까지 오디오로 재생해야 하는 현실속에서 이들이 체념하고 포기하고 희생해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들을 또 한 번 절망에 빠뜨리는 것은 최근 음향 재생의 무게 중심이 5.1채널로 대변되는 영화 재생 영역으로 급속히 옮겨 가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이 중급 기종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연조가 질은 애호가라면 '아!옛날이여’• 라고 회고가를 부르겠지만 그 누구라서 이처럼 거대한 흐름을 거스를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런 현실이 어떤 음향이라도 소화 해 내는 만능 시스템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한 상황으로 설계자들을 내몰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스피커 분야는 치열한 음향 전쟁의 십자포화 속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언뜻 2채널 시스템에 센터와 리어 스피커만 추가하면 되는 듯하지만, 지향점을 달리하는 다양한 음향 특성을 한 데 아우르는 기기를 설계하기가 수월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다양한 음향을 불편부당하게 소화해 낼 수 있는 기술수준과 균형 감각을 갖추는 것이 절실한 과제가 된다. 결국 다양한 장르의 음악 재생은 말할 것도 없고, 웅장하면서도 다채로운 영화 음향까지 연출할 수 있는 역동적인 균형감각이 필요한 곳이 스피커 설계 분야인 셈이다. 이상의 언급은 덴마크의 스피커 업체인 다인오디오에서 내놓은 스피커 포커스 220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측면이다 자칫 2채널 전통의 관점으로 이 스피커를 대하는 것은 사북 없는 가위로 옷감을 마름질하려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이 스피커는 2채널에서 시작하여 5.1채널 재생 영역까지 아우르려는 설계 의도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점은 포커스 시리즈가 220 외에도 110과 140이라는 2웨이 구동 방식의 북셀프 기종 두종에, 200c라는 센터 스피커까지 거느리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면 포커스 시리즈는 본격 음악 재생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하다. '음악에 대한 사랑은 정말로 특별한 것입니다. 완벽한 이상에 대한 탐구처럼 그것은 어떤 난관에도 굴하지 않는 열정입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정말로 뛰어나면서도 남다른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지요. 순수한 음향과 음악의 자연스러운 다이내믹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상호 작용에 감동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여기서 분명한 차이를 경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어섯눈으로 이 스피커를 살펴보아도 얼마간 확인할 수 있다. 높이 Im정도에 전면 폭도 20cm 밖에 되지 않는 아담한 톨보이형 인클로저를 채용하고 있는 이 스피커는 장대한 음향 무대나 강력한 폭발력을 자랑하는 기기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 음향을 들어보아도 소구경의 우퍼 두 개와 돔 트위터를 수납하고 있는220스피커의 음향은 '과부족 없는 명쾌함과 단아함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특성은 다인오디오가 내놓는 제품군에서 한결같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서도 포커스220은 음향특성과 음악 표현 사이의 정연한 조화와 균형을 얻는 데 세심한 신경을 쓴 기기처럼 보인다. 강력한 폭발력이나 장대한 스케일 연출보다는, 그리고 정교함과 정밀함을 추구하다가 인위적이고 경직된 음향 이미지를 연출하기보다는, 정연하지만 움츠러들지 않고, 명쾌하지만 그 나름의 유연성을 잃지 않는 명료한 음향이 이 스피커에서 살아나고 있다.

이러한 음향을 이끌어 내기 위하여 이 스피커가 채용하고 있는 주요 기술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홈페이지에 스펙을 자세하게 정리해 놓지 않은 까닭에, 유닛의 크기와 크로스오버 주파수를 알 수 없는 것이 유감이지만, 보도 자료의 내용을 검토해 보면 220은 겉보기와는 달리 3웨이가 아니라 2.5웨이 방식으로 보인다. 이 스피커는 마그네슘 규산염 폴리머(MSP)으로 만든 콘 진동판, 견고한 알루미늄 다이캐스트 바스켓, 동사에 새롭게 개발한 '에소텍+' 이라는 페라이트 자석 등을 채용한 두 개의 소구경 우퍼, 그리고 네오디윰자석을 채용한 7380소프트 돔 트위터 등을 수납하고 있다. 보도 자료에 의하면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로 사용하고 있는 새로운 '에소텍+' 드라이버는 페라이트 소재를 고도로 압축한 이중자석을 채용하고 있는데, 이를 통하여 어떤 제약도 없이 극적인 음악 표현을 연출하고 있다고 하며, 전에 비하여 폭 넓게 반응하는 콘의 진동은 음향 신호를 압축하지 않고 최고 수준의 과도 특성을 보여 준다고 한다. 그리고 직경이 큰 알루미늄 소재의 보이스 코일을 사용함으로써 유닛 내부의 온도 조절능력이 한층 좋아졌다고 한다. 그리고 견고한 알루미늄 다이캐스트 바스켓은 공기의 난류, 공진, 역류 현상 등을 만족스럽게 제거한다고 있다. 이렇게 보면 포커스 220을 두고 개성이 강한 기기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실제로 이 스피커의 음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과부족이 없는 단아한 균형감이다. 대역 밸런스, 지향성, 심도, 음향 윤곽, 직선성, 유연성, 하모니, 추진력 등이 어느 하나 도드라지지 않는 정연한 음향이 이 스피커에서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서도 22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어떤 상황에서도 흘러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는, 수렴과 발산 사이의 균형감이 뛰어난 편안한 느낌의 발성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술술 뱉어내는 듯하지만 어떤 경우게도 깔끔한 음향 이미지를 해치지 않는 절제력이 이 스피커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리고 균형감을 중시하는 이러한 음향 조형 능력은 그 밖의 다른 특성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체로 보면 이 스피커는 심도가 그리 릴지 않고, 음색 또한 그윽 하다고까지 말하기는 힘들지만, 자신의 규모에 걸맞은 지향성과 심도를 연출하고 있으며, 그 위에 명료한 선율선, 적절한 명도의 음색, 명쾌한 다이내믹 등을 보기 좋게 통합해 내는 모습을 보여 준다.

그러나 이 스피커 사용자가 튜닝 과정에서 신경을 써야 할 것 또한 적지 않다. 명료함을 추구하는 기기들에서 흔히 나타나는 선율의지속성이 다소 약한 문제점, 음량이 커지고 음악의 구조가 복잡한 총주 부분에 가서는 중음역의 표정이 약해지고, 고음역의 텍스처가 얇아지고 선율선의 흐름에 가속이 붙는 것과 같은 문제점이 이 스피커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은 대부분의 동급 스피커에서 볼 수 있는 것인 만큼 치명적인 결함은 아니다. 그러나 명료함과 전아함 사이의 균형감을 중시하는 220과 같은 기기에서는 사소한 문제점이 눈에 크게 띌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만약 필자가 사용자라면 이 스피커에서 강력한 다이내믹과 육중한 저음역을 이끌어내는 데 부심하기보다는 좀더 또렷하고 선이 굵은 중음역을 살려내는 것을 튜닝의 대줄가리로 삼을 것 같다. 탄탄한 중음역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음악을 음악답게 연출하는 핵심 대역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명료함과 당당함이 함께 숨쉬는 음향을 향하여 달려갈 것이다.

• 가격 : 365만원
• 구성 2.5웨이 3스피커
• 인클로저 : 베이스 리플렉스형
• 출력음압레벨 : 87dB/2.83V/m
• 임피 던스 : 4옴
• 크기(WHD) : 20.5 x 98 x 29.5cm
• 무게 : 1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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