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킨토시(Mcintosh) 60주년 기념작 C22 60th Anniversary
필자가 아니더라도 웬만큼 오디오의 경력이 있는 애호가에게 전설적 프리앰프를 들라고 한다면 마란츠 7과 매킨토시 C22 프리앰프가 가장 먼저 거론될 것으로 여겨진다. 범위를 좀더 넓혀보면 웨스턴이나 노이만의 전설적인 프리앰프도 거론할 수 있지만 남아 있는 숫자가 적은데다가 엄밀히 말해 이들은 홈 오디오용이 아니기 때문에 전설적 프리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아시다시피 마란츠 7과 매킨토시 C22는 비슷한 시기에 컨트롤(현대 프리앰프보다 다양한 기능을 가진 컨트롤 앰프로서의 성격이 강한 프리앰프) 앰프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리앰프였지만 둘이 만들어내는 소리의 성격 차이는 확연히 달랐다. 흔히 말해 마란츠 7이 섬세한 여성적인 소리라면 매킨토시 C22는 호방한 남성적인 소리라고 하ㅡㄴ데, 이는 매우 적절한 표현으로 필자가 사용해 본 경험도 그러다고 말 할 수 있다.
과거 이런 전설적인 제품을 만들었던 메이커는 그 메이커가 남아 있는 한 오리지널 제품의 재발매를 요청 받게 된다. 다행이 오디오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보이면 레플리카 제품을 발매하는데, 우연인지 모르지만 90년 초반, 두 메이커에서는 거의 동시에 레플리카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두 메이커에서는 최대한 오리지널에 가깝게 복원했다고 했지만, 애호가들의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아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수입원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필자의 경험담을 밝힐까 한다. 필자는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오리지널 마란츠 7, 레플리카 마란츠 7, 레플리카 C22를 사용했던 경험도 있다.
물론 두꺼운 오디오용 기판을 사용하든, 얇은 컴퓨터용 기판을 사용하든 소리에서 차이가 없다고 메이커에서 반박하면 할 말은 없지만, 적어도 전설적인 제품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했고, 그것도 매킨토시의 공동 창업자인 고든 가우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제품이라는 점에서 볼 때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하여 편집부로부터 매킨토시(Mcintosh) C22 60주년 기념작이 리뷰할 대상이라는 통보를 받았을 때 이 부분만큼은 반드시 확인할 작정이었다.
매킨토시에서 이 프리앰프와 같은 60주년 기념 모델인 MC75와 짝을 이뤄 전 세계 각국 당 60세트만 한정 재발매된 것인데, 이는 세트 개념으로 취급해 달라는 의미로, 이미 본지 1월호에서 평자인 장현태 선생에 의해 상세하게 소개가 되었다. 이에 필자가 다시 거론한다는 것은 으미가 없을지 모르나 이는 세트 개념이 아닌 개별 제품의 시청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Mcintosh]매킨토시 C22 프론트 정면 모습-클릭시 이미지 확대
우선 본기의 외모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전면 패널을 보면 각종 노브와 스위치의 배치는 오리지널 그대로이다. 은색과 흑색을 경계로 후면으로 경사진 전면 패널을 평평하게 바꿨는데 이 작은 변화가 전혀 다른 모양으로 보이게 한다. 한마디로 약간 둥근 모습이 각진 진반듯한 모습으로 변했다는 말이다. 레플리카 제품은 외모에서 만큼은 오리지널 제품의 기본 디자인이 우수했던 결과로, 매킨토시 C22와 마란츠 7은 지금의 관점에서 보아도 역시 명품 디자인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후면을 보면 하이엔드 시대에 사용하기 위한 프리앰프인 만큼 밸런스 입력출력 단자(입력 2계통, 출력 1계통)와 전원코드 입력 소켓, 여타 매킨토시 제품 사용 시 상호 연동할 수 이는 입출력 단자가 추가되었다. 원래 C22는 컨트롤 앰프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한 프리앰프이 때문에 각종 단자가 풍부한 편이지만 이런 새로운 단자까지 추가해 사용의 편리성을 극대화했다. 물론 리모컨으로도 조정이 가능하게끔 설계가 되었다.
필자가 관심을 가졌던 내부를 살펴보기로 하자. 일단 한눈에 일목요연하게 배치되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진공관과 부품이 배치되었다. 전에 레플리카 제품을 보면 뭔가 어수선한 느낌이 들었는데 반해 이번 60주년 C22프리앰프는 깔끔하면서도 질서정연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진공관이 꼽혀있는 모양이 변했다는 것이 하눈에 들어오는데 오리지널과 레플리카는 12AX7이 수직으로 꼽혀 있는데 이번 C22 60th 기념작은 45도 기울어져 꼽혀 있었다. 아울러 진공관의 소켓도 고급품으로 사용해 진공관이 흔들리지 않고 튼튼하게 꼽혀 있었다. 필자가 우려했던 기판은 두꺼운 오디오용 PCB기판을 사용해 천만다행(?)이다 싶었다.
비록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본기의 내.외부를 모두 살펴본 결과는 과연 기념모델답다는 찬사를 보낼 만했는데, 특히 내부의 만듦새가 그렇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회로는 오리지널과 비슷하겠지만, 내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외부 디자인과 내부의 만듦새는 한눈에 보기에도 더 튼튼하고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변해 신뢰감이 든다.
이에 본기를 중심으로 시청 시스템을 꾸밀 차례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본 시청은 세트 개념의 평가를 위한 시청이 아니고 본기만 따로 떼서 시청하는 개별 시청이다. 굳이 이런 시청을 하는 이유는 세트라고 해서 본기를 반드시 제짝인 MC75 파워앰프와 매칭을 해야 되는 것은 아닌 만큼 타 메이커의 파워 앰프와 매칭해 시청하기로 했다. 첫 번째 시청은 현대 파워 앰프의 주류는 솔리드스테이트 파워 앰프인 만큼 솔리드스테이트 파워 앰프와 매칭시켜 소리를 들어보고, 두 번째는 MC75와는 성격이 다른 진공관 파워 앰프와 매칭해 소리를 들어보기로 했다.
매칭된 스피커는 JBL 1400 어레이, CD플레이어는 그리폰의 스콜피오(Scorpio)이고, 시청 음반은 필자가 즐겨 사용하는 유니버설 클래식 샘플러 음반이었다. 먼저 패스X350.5 파워 앰프에 물려 시청했다. 진공관 프리와 TR파워의 매칭은 파워와 스피드를 살리면서 여기에 윤기와 매끄러움을 더하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매칭이다. 일단 고역이 가늘지 않고 소리의 두께감이 살아나면서 풍만함이 느껴지는 소리다. 아울러 고역의 윤기와 매끄러움이 잘 살아났다. 투명도와 해상력에서도 별 부족함이 없다. 소리의 여운이 길고 배음이 풍부하면서 고역의 끝 마무리에서 감칠맛이 느껴진다. TR 하이엔드 프리처럼 소리의 윤곽을 예리하게 그려내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두 번재로 에어 타이트의 ATM-211 파워 앰프에 물려 시청했다. ATM-211 파워 앰프는 211 진공관을 출력관으로 사용해 22W의 출력을 뽑아낸다. 매칭한 스피커도 현대판 혼 형이기 때문에 이상적인 매칭으로 보인다. 역시 결이 고우면서 중고역이 깔끔하면서 투명하고 청량감이 드는 소리가 났다. 그러나 우퍼의 크기에 비해 앰프의 출력이 부족한 탓인지 저역의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는 본기의 문제가 아니어서 파워 앰프의 출력이 조금만 높았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들었다.
본기에 내장된 포노 앰프는 오리지널에서 보듯이 성능이 검증된 포노단이다. MM/MC 둘 다 가능한 포노단은 카트리지의 임피던스에 맞게 조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포노단의 소리를 들어보지 못해 유감이다. 오리지널 C22를 현대화 시킨 매킨토시(Mcintosh)C22 69주년 기념모델은 레플리카 제품에 비해 만듦새와 디자인등 모든 부분에서 훨씬 우수했다.